[나의 생각] 추운 겨울 어려운 이웃에게 따스한 온정을
[나의 생각] 추운 겨울 어려운 이웃에게 따스한 온정을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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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올겨울 처음으로 흰 눈이 왔다.

첫 눈이라는 기분 좋은 설렘과 감귤가격 하락, 막바지 감귤수확에 대한 농가의 근심으로 걱정도 함께 드는 하루였다.

어쨌든 다음주면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퍼지고, 흰 눈위에서 털장갑낀 어린아이들과 두 손 꽉 잡은 연인들이 환한 얼굴로 길거리를 누비는 모습이 상상된다.

자연의 그 오묘함이란, 마치 계절의 변화로 사람들의 기분을 바꿔놓는 신의 마법인 것 같다.

오늘처럼 눈이 많이 오는 날 에는 왜 이토록 온 세상이 평화롭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 흰눈과 같이 우리의 마음에 순수함이 태초에 존재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이 토록 모두가 마냥 행복하고 평화로울 것 같은 날, 내리는 흰 눈이 반갑지만은 않은 사람들이 있다.

한겨울 세찬 바람과 낮은 기온으로 난방비 걱정을 하고, 얇은 옷 몇 겹 걸쳐 입고 행여 감기가 걸리진 않을까 외출을 삼가는 바로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이다.
이맘때쯤이면 행정기관부터 민간단체까지 앞을 다투어 어려운 이웃돕기를 위한 갖가지 시책을 내놓는다.
예를 들면 어려운 이웃을 위한 김장김치 담그기 사업이라든지 독거노인 위문방문, 난방기 구입배부 등등 시책도 다양하다.

나는 올해 초 신임 동장으로 부임해 책임자로서 동행정 운영에 대한 포부와 각오도 어느때보다 달랐다.
주민과의 소통행정, 민원편의시책 발굴, 그리고 진솔한 복지시책 추진이 나의 올해 목표였다.


그러나 1년간 동 행정을 운영하면서 계획했던 목표를 하나둘씩 실천하면서 가장 어렵게 느껴진 사항은 바로 진솔한 복지행정 추진이었다.

한 해를 정리하는 이때 나의 마지막 목표가 어려운 이웃돕기에 맞춰져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전에는 어려운 이웃을 경제적으로 돕고 집안의 힘든 일을 도와주며 자립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복지시책의 완결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그 생각은 나의 좁은 소견(小見)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한마디로 말해 진솔한 복지란 돈으로는 살수 없는 것이었다.

아무리 많은 돈과 인력으로 도와준다 해도 어려운 이웃의 마음을 이해하고 포용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한낱 신기루에 불가한 일이다.

남을 돕는다는 일, 작은 돈이라도 정성이 담겨 있으면 큰 선물인 것이다.

요즘 길거리를 거닐다 보면 자주 들리는 소리가 있다.

구세군 종소리......

경제가 어려운지 사람이 붐비는 장소에 있어도 그 곳 앞에 있는 사람은 많이 보이지 않는다.

나또한 전에는 종을 울리는 구세군을 보며 망설이는 마음을 숨길수가 없었다.

그러나 오늘부터 나는 기쁜 마음으로 구세군의 앞에 설 것이다.

지금 내리는 흰 눈과 하늘에 울려퍼지는 구세군의 종소리가 우리의 꽁꽁 얼린 마음을 녹이는 희망의 메신저가 되길 바라며, 금년 해를 조용히 반성하고 경인년 새해에는 더욱 분발할 것을 다짐해본다.

강  문  송
서귀포시 서홍동주민센터 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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