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진한 제주시’…당했다
‘순진한 제주시’…당했다
  • 정흥남 기자
  • 승인 200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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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택 범양 회장, 金시장 취임 100일 면담서 '불복통보'

‘순진한 제주시’...당했다

탑동 근저당 말소 청구소송 ‘100일 스토리’
박희택 범양 회장, 金시장 취임 100일 면담서 ‘불복통보’
제주시, 사태파악 제대로 못한 채 최종담판 시도중 被訴


지난 15일 오전 10시 제주시청 기자실에 김영훈 시장이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김 시장은 이날 범양건영(주)이 제주시를 상대로 제주시가 병문천 복개 및 장학금 20억원을 담보하기 위해 설정해 놓은 범양토지에 대한 근저당 해제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공개했다.

이에 앞서 김 시장은 이달 초 범양 박희택 회장을 만나 병문천 미복개 구간 208m 복개와 탑동매립 때 협약한 장학금 20억 출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종 담판을 준비했었다.
제주시가 이처럼 움직일 때 범양은 이미 변호사를 통해 제주시를 상대로 ‘결전’을 진행하고 있었다.

△9월 30일
‘이행촉구’ 공문 발송
제주시는 김영훈 시장이 보궐선거 과정에서 공약한 ‘탑동문제 해결’ 차원에서 범양이 이행을 미루고 있는 1991년 이른바 ‘탑동협약서’에 따른 병문천 복개공사와 장학금 20억원 출연약속을 조속히 이행하라는 시장명의의 공문을 범양에 보냈다.
당시 공문에서 제주시는 아직까지 병문천 208m 구간 복개공사가 이뤄지지 않는데다 장학금 출연 약속마저 이행되지 않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성실한 협약이행을 거릅 촉구했다.

△8월 13일
‘할수 없다’답신 접수
범양은 그러나 제주시의 이 같은 요청에 대해 “탑동 매립에서 이익이 발생할 경우 병문천 복개 및 장학금 출연 제의를 한 것은 당시 강제적 분위기 속에서 이뤄졌다”고 반박했다.
범양은 더 나아가 “병문천 복개사업을 완료한 만큼 근저당 돼 있는 토지들에 설정한 근저당을 해제해 달라”고 강조했다.

△9월 15일
김시장 취임 100일 ‘담판’
박희택 범양 회장은 김 시장이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 9월 15일 오후 5시 제주시를 방문, 김 시장과 비공개 대화를 가졌다.
김 시장은 이날 대화와 관련, “박회장은 1991년 오리엔탈 호텔에서 진행된 협약체결은 당시 양모.임모 신부의 위압속에 반강제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고 뒷날 털어놨다.
박회장은 이미 이 순간 더 이상 대화나 타협은 없다는 최후 통첩을 제주시에 보낸 것이다.

△11월 2일
제주시 被訴
제주시는 박 회장이 간 뒤 이달 초 김 시장이 직접 상경, 박 회장과 탑동 협약이행에 대해 최종 담판을 벌이려는 계획을 확정한 뒤 범양측에 이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범양은 그러나 박회장이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만날 수 없다면서 면담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범양은 이달 2일 소장을 제주지법에 제출한 것이다.
물론 ‘순진한 제주시’는 이같은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박회장의 ‘건강회복’만을 기다리며 최종담판을 중비하던 중 지난 12일 제주지법으로부터 피소 통지서를 받았다.
<정흥남 기자 designtimesp=313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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