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 부딪히는 수험생 없었다
술잔 부딪히는 수험생 없었다
  • 김상현 기자
  • 승인 2004.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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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탈선 단속 현장

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지난 17일 밤 제주시청 인근 대학로 부근.
일부 수험생들은 모처럼 해방감을 만끽하며 제주시청 어울림 쉼터를 약속장소로 정한 뒤 패스트푸드점, 찜질방을 찾거나 영화를 보러 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수험생 대부분이 마중 나온 가족들과 함께 귀가하면서 저녁식사 등 오랜만에 단란한 시간을 가진 것과는 약간 대조적이다.

예전 같으면 예비 대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뤘을 대학로이나 가장 궁금한 수능 성적 확인은 물론 이날 2006독일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 예선 진출을 확정짓는 경기가 있는 날이어서 약간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도내 극장 등이 수능시험 당일 수험표를 가지고 온 수험생들에게 관람료를 인하하는 등 약간의 행사를 마련했으며 평소 공부 때문에 영화를 보지 못했던 학생들이 이 곳을 찾은 이유도 한 몫 했다.

그러나 밤이 깊어지면서 대학생들 사이에서 '입시지옥'을 빠져 나온 몇몇 애띤 모습을 한 수험생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다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대학로 한 술집.
"실례합니다. 제주경찰서 소속 경찰관입니다. 신분증 좀..."
"저 00대학 학생인데요"

곧바로 자신은 대학생이라며 떳떳하게 신분증을 내미는 한 여학생으로 인해 단속 경찰관은 약간 쑥스러운 모습이다.
수험생들의 정신적 해이로 인해 탈선예방 차원에서 수능 당일 밤 경찰을 비롯해 시. 군 교육청 관계자 등 모두 45명이 5시간 가량 대학로 일대를 다니며 청소년 조기 귀가 홍보 방송 및 유해 업소를 단속했다.

제주경찰서 문성혁 경장은 "해가 바뀔수록 수험생들이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며 "예전 같은 수능 뒤풀이는 사라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 지선 경장도 "술집에서 단발인 머리에 화장을 짙게 하면 수험생으로 볼 수 있는데 그런 모습의 학생들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밤 경찰은 N업소에서 소주를 마시던 Y양(17) 1명을 적발했는데 수능시험이 종료돼 당분간 청소년들의 탈선. 비행 등의 우려가 예상, 청소년선도단체와 함께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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