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천여 년 전 예수 탄생을 기리는 크리스마스다. 인류를 죄악에서 구원하고 세상에 사랑과 희망과 평화를 주기위해 세상에 왔다는 예수의 탄생을 기뻐하는 성탄일(聖誕日)이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신앙인이든 아니든 이날은 세계적 축제일이다.
가난하고 어려운 이들에게 가진 것을 나눠주고 더불어 사는 사랑의 즐거움을 일깨우는 날인 것이다. 제주에서도 각 성당이나 교회 등 기독교계에서는 성탄전야 미사와 예배 등을 통해 구세주의 오심을 기뻐하며 ‘하늘에선 영광, 땅에서는 사람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의식을 치렀다.
기독교인은 아니더라도 거리에는 가족이나 이웃들과 나눌 선물꾸러미를 든 사람들로 넘쳐났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는 거리거리마다 그야말로 기쁘고 즐거운 사람들로 흥청댔다. 이처럼 크리스마스는 가진 것을 나누며 사랑을 실천하는 세계적 명절로 정착된 것이다.
그래서 크리스마스에는 크고 작은 이웃사랑 실천의 훈훈한 미담이 넘쳐난다. 그렇지만 올해는 이처럼 훈훈하고 정겨운 사랑이야기가 줄어들고 있다. 사회복지 단체 등에서 모금하여 이웃돕기 성금으로 활용하려는 ‘사랑의 온도계’가 썰렁하다고 한다.
어려운 이웃들을 돕겠다는 손길도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경제 탓도 있지만 넉넉하게 가진 자들이 자선의 손바닥을 쉽게 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은 비록 덜 가져도 나보다 어려운 이들을 위해 가진 것을 나누고 있지만 있는 사람들은 그러질 않고 있다는 이야기다. 제주에서도 가진 자들에게는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가난하고 힘든 일을 하면서도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목욕탕 때밀이와 구두닦이로 생활하면서 5년 동안 가난한 학생을 도와 중고등학교와 대학까지 입학시켰다는 30대의 이야기, 익명의 교사가 6년 동안 11명의 난치병 어린이들을 돕고 있는 이야기도 있다.
크리스마스에 전해지는 이런 가난하지만 따뜻한 사람들의 사랑이야기가 여유 있고 가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사랑대열에 동참시킬 수만 있다면 올해 크리스마스는 비록 눈이 없어도 더없이 하얗고 따뜻한 성탄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