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청렴도 5위 無色한 ‘道知事 사과’
[사설] 청렴도 5위 無色한 ‘道知事 사과’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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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환 제주지사가 결국 ‘일부 공직자들의 비위’를 사과했다. 제주도청 주 모 국장이 풍력발전단지 업자로부터 36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가 구속된 충격적인 사건을 두고 한 사과였다. 적어도 표면상으로는 그렇다.

김 지사는 이번 사과를 통해 “앞으로 비위 공무원에 대해 온정주의를 철저히 배제, 일벌백계 하겠으며 감독자에게도 연대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도 당국도 김지사의 ‘대도민(對道民)사과’와 관련, 횡령-뇌물 등 공무원 비위 퇴출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사실 김태환 지사의 사과는 엊그제 구속된 주 모 국장의 경우만을 두고 한 것은 아닐 줄 안다. 작금년(昨今年) 계속 밝혀진 공무원들의 비위사건을 보면서 제주도내 유일 통합 자치단체장으로서 어떤 책임감을 느꼈을 법하다.

특히 요 몇 년 사이 공무원 사회에 퍼졌던 재난기금 횡령사건, 올해 들어 밝혀진 서귀포시 2명의 공무원들이 저지른 복지자금 횡령 사건 등엔 충격이 컸을 것이다. 어쩌면 도청 국장의 뇌물 구속사건은 김지사로 하여금 사과토록 한 동기 중의 하나에 지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른다.

과거 제주도는 공식 평가 결과 전국 16개 시-도 중 청렴도가 최고였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가. 근년 뇌물과 세금을 탐낸 공직자들이 생겨나 우리를 부끄럽게 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바로 지난해에는 제주도의 청렴도가 급전직하(急轉直下), 전국 꼴찌의 불명예를 안고 말았다. 하지만 올해에는 다행히 청렴도 전국 5위를 기록, 옛 명성을 되찾는가 싶더니 ‘뇌물 국장’ 구속이라는 흙탕물이 ‘전국 5위’를 덮쳐 혼탁하게 만들어버렸다.

지방에도 세금도둑, 뇌물꾼이 많으면 복지지역이 못 된다. 그리고 아랫물이 맑으려면 국과장 이상 윗물이 맑아야 한다. 김태환 지사의 향후 부패 일소 노력과 그 성과를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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