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주대학 제8대 총장 임용 추천자 재선거 결과 허향진 후보가 당선 됐다. 이번 총장 재선거는 이전투구식(泥田鬪狗式) 난장판을 벌인 지난번 선거에 자극을 받았던지 별다른 갈등 구도 없이 비교적 차분히 진행됐다. 대학선거다운 모범적 선거였다고 평가 할만하다.
이미 과거사가 됐지만 지난번 제주대학 총장 선거는 시정잡배집단의 선거와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표절시비, 각종 의혹제기 등 후보 헐뜯기가 난무했고, 지지자들 간에도 파벌이 형성돼 학내를 갈라놓았다.
어디 선거기간뿐인가. 당선자가 결정되고 총장후보를 교과부에 추천한 이후까지 각종 불미스런 투서질로 낙마(落馬) 시키는 추태까지 보였다. 도민 사회가 이번 총장 선거에 거의 관심을 보이지 않은 이유도 먼저 번 첫 선거에 너무 실망했기 때문이다. 대학에 대한 실망이 무관심과 체념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러나 재선거에서는 모범을 보여 줘 매우 다행이다. 물론, 대학총장 선거도 선거인 이상 갈등이 전혀 없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일 줄 안다. 아마 이번 선거에서도 내부적으로 갈등이 전혀 없지는 않을 터이다.
그 점을 감안 하더라도 역대 총장 선거 중 모범적인 선거의 하나로 꼽는 데 주저함이 없을 듯하다. 이제 제주대학교 총장추천위원회는 금명간 교과부에 임명제청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교과부는 제주대학 총장이 너무 오래 공석이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책임의 일단이 교과부에도 있음을 지금 쯤 절감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정부 요직에 발탁된 어느 명문 국립대 총장의 국회 청문회를 보면서 우리는 전번 제주대 총장후보를 낙마시킨 것은 전적으로 교과부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법사례가 많은 인사는 유명 국립대 총장에다 행정부 요직에까지 발탁되는 데, 그에 비해 위법사례가 극히 미미한 제주대 추천 후보는 밀어내는 큰 잘못을 교과부가 저질렀으니 말이다.
제주대학은 장기간 총장 공석으로 시급한 현안들이 쌓이고 쌓였다. 교과부는 추천 서류가 접수되는 즉시 임명제청을 서둘러야 한다. 하루가 급하다. 그것이 장기간 총장 공석을 만들어버린 교과부의 죄 값을 일부나마 갚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