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철저한 예산 심의 필요
[사설] 철저한 예산 심의 필요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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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가 내년예산안 ‘선심성 편성’ 밝혀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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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상당항목 예산안이 타당성이 부족하고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심성 사업예산으로 편성됐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같은 지적은 예산안 심의에 임하는 도의회 의원들에 의해 계속 나오고 있다. 사실 도의원들이 제기하는 예산안 편성의 문제점을 들여다보면 예산안을 편성한 도 당국이 의도했든 아니든, 오해를 살만한 여지는 충분하다. 그렇게 촌각을 다툴 만큼 시급하고 필요한 부분이 아닌데도 예산안에 끼워 넣었거나 일회성 이벤트 행사에 거액을 편성한 것은 도의 채무가 1조원에 육박하는 도 재정의 현실에서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이다. 폭설이나 안개 등 기상악화로 골프를 치지 못하는 골퍼들에게 줄 기념품 마련 명목으로 6000만원을 편성한 것도 이에 속할 것이다. 이 뿐이 아니다. 중앙언론인을 대상으로 한 골프관광 비용도 2000만원이나 올렸다. 지금 제주지역 서민들은 추운 날씨에 추위에 떨며 온종일 감귤을 따는 노동을 해도 3만~4만원 일당이 고작인데 골프유람이나 하는 외지인들을 위해 도민혈세 8000만원을 편성했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예산편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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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 3주년 기념사업이라는 1회성 행사에 5억1000만원이 편성됐고 이와 연결된 별도 홍보성 행사 명목으로 1억5000만원을 편성한 것도 비판을 받고 있다. 제주의 세계자연유산 등재는 물론 자랑하고 홍보해야 할 일이다. 이 때문에 제주를 찾았던 관광객이 증가했다는 데도 수긍은 간다. 그렇다고 단 한차례 기념행사에 이처럼 거액을 써야 하는지는 반론의 여지가 충분한 것이다. 이와는 별도로 선심성 예산 편성이라는 대목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도 상하수도 본부는 일반주민들에게 국내외 여행 경비로 1억4550만원을 편성했다. 공짜여행을 시켜주는 데 마다할 주민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이 공짜 여행 대상자를 어떻게 선발하느냐다. 내년 선거를 겨냥해 유권자 관리차원의 ‘선심성 예산 편성’이라는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공짜여행을 다녀온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간의 갈등과 위화감을 어떻게 메우겠다는 것인지, 한심한 예산 편성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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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 부채가 1조원을 육박하고 도민 1인당 채무가 전국 16개시도 가운데 최고다. 이런 재정 상태에서 도민의 피와 땀으로 조성된 예산을 이렇게 마음대로 써도 되는지 여간 걱정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도가 편성한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이러한 지적과 비판에 대응하는 도의 태도도 떳떳해 보이지 않는다. 도는 의회에서 제기한 ‘선심성 예산 편성논란’에 대해 공개 반박했다. 예산 심의를 하는 현장에서가 아니고 보도 자료를 통해서다. 예산심의를 하는 도의원의 지적이 틀리다면 현장에서 사실을 근거로 설명하고 이해를 시키거나 잘못을 일깨워야 할 것이다. 그런데도 예산심의 장소에서는 아무 말 못하다가 뒤에서 반박 보도 자료나 내놓는 것은 도가 편성한 내년 도 예산안에 대한 의구심만 낳게 하는 것이다. 도의회의 철저하고 예리한 예산심의가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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