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선진 물류시스템 구축을 위해 ‘공동계산제’ 도입이 강조되고 있으나 지역에서는 이에 대한 관심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요구된다.
공동계산제란 공동출하의 한 형태로 개별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을 농가별이 아닌 등급별로 구분, 공동으로 관리ㆍ판매한 후 판매대금과 비용을 평균하여 농가에 정산하는 방식.
이를 채택할 경우 개별농가의 위험분산 및 농가소득 안정은 물론 출하에 따른 유통비용 절감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지역에서는 그러나 이 제도가 활성화되지 않고 있다. 제주농협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도내 20개 지역농협의 공동계산제 비율은 4.96%로 전국 8.43%에 크게 밑돌고 있다. 지역의 주요 작물인 감귤의 공동계산제 비율 역시 5%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농가의 공동계산제 참여가 이처럼 저조한 것은 동일 규격이라도 실질적인 상품 및 기술의 차이가 발생하는데도 불구, 동일등급 평균단가를 적용함으로써 농가불만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명확한 품질등급의 설정과 엄격한 품질관리로 농가불신을 해소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감귤농협에서 시행하고 있는 ‘점수제에 의한 공동정산’이 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감협은 서귀포유통센터에 반입되는 감귤에 한해 당도 및 산도와 규격에 따라 품질 등급별 점수를 부여하고, 점수에 따라 농가 수취가격을 차별화하는 공동계산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처럼 품질을 반영하는 ‘점수제 공동계산제’ 시행 결과, 이 제도에 의한 처리물량이 지난해 1000t에서 2000t으로 두 배 늘어나는 등 농가의 참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품질관리 및 공동브랜드 관리를 통한 농가 수취가 상승과 품질의 균일화를 통한 시장교섭력 증대 등의 효과에 더해 유통센터의 가동율도 향상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