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제주공항 현장에서는 국제선 여객청사 증축개관식이 있었다. 이 자리에는 김태환 지사 등 제주도내 각급 기관-단체장, 업계관계자, 도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참석자들 중에는 제주신공항건설범도민추진협의회 측도 있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행사를 위해 제주에 온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이 어떤 형태로든 신공항 조기 건설에 대해 한마디 쯤 있을 것으로 기대했을 것이다. 행사 참석자들뿐이겠는가. 도민들도 정 장관이 가부간 신공항 조기건설에 대한 어떤 언질을 주고 갈 것으로 믿었을 터다.
그러나 섭섭하게도, 아니 너무 실망스럽게도 정 장관은 신공항 건설에 대해 가(可)타 부(否)타 아무런 말이 없었다.
정종환 장관은 개관식 인사말을 했으나 의례적(儀禮的)인 수사(修辭)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2011년까지 국내선 청사 리모델링과 활주로 연장공사가 완공되면 제주공항은 국제공항으로서 면모를 갖출 것이다. 공항시설 부족 등으로 제주 발전이 지장을 받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는 요지였다. 신공항에 대한 얘기는 일언반구(一言半句)도 없었다.
이번 행사는 다른 행사가 아닌 제주국제공항 여객청사 증축 개관식이다. 여기에 참석한 정장관은 전국 공항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주무부처인 국토부의 장(長)이다. 행사는 물론, 정 장관까지도 제주 신공항 조기 건설 문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러므로 정 장관은 행사참석을 기회로 신공항 조기 건설에 대해 긍정이든 부정이든 국토해양부 입장을 언급했어야 했다. 신공항 조기 건설은 제주의 시급한 문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공항 증축개관식에 참석한 주무장관이 신공항 조기건설에 대해 침묵 했는가 하면, 사양인지 기피인지 기자회견 요청까지 마다하고 상경(上京)해 버렸다.
국토부 장관의 이러한 행보로 미루어 신공항 조기건설이 꼬이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그렇지 않다면야 공항 행사가 아니라 사적 일로 왔다가도 신공항을 언급할 위치가 아닌가. 아마도 정종환 장관의 침묵에 가장 섭섭히 생각한 것은 신공항 조기 건설을 위해 애써 온 ‘범도민 추진협’ 관계자들이었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소통 부재는 국토해양부라고 해서 예외가 아닌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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