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도 자문위 과감히 정비해야"
[사설] "도 자문위 과감히 정비해야"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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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효율 명목 기구 147개…상당수가 유사ㆍ중복에 부실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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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의 효율성을 위해 운영한다는 각종 심의.자문 기구가 너무 많다. 그러나 하는 일은 없다.

이 들 유명무실 위원회 구성에 대한 행정의 의도에 대한 뒷말도 많다.

행정의 효율성보다는 특정 인사들의 명함용 기구이거나 특정 목적을 위해 위원회 구성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23일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밝혀진 도가 운영하는 각종 위원회는 147개다.

지난 2006년 103개에서 2007년 124개, 2008년 144개 등 매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제주도정’이 ‘위원회 도정’이라는 비웃음을 살날도 머지않았다는 설왕설래도 많다.

다양하고 전문적 행정추진과 관련한 전문가 그룹의 자문을 얻고 관련 행정을 추진하는 것은 필요하고도 중요하다.

행정의 독선을 예방할 수 있고 도정에 사회 각계의 의견이나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 할 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이런 행정 자문ㆍ심의 기구는 전문성을 요하고 여론 집적이 필요한 극히 필요한 부분에서만 운영하는 것이 오히려 행정 효율을 가져올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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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도 도는 147개나 되는 각종 민간 자문ㆍ심의 기구를 뒀다.

여기에 소속된 위원만도 15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자문이나 심의를 받고 도정을 추진해야 할 분야가 147개나 되고 그렇게 많은 전문가가 필요하다는 말이나 다름없다.

뒤집어 말해 제주도정이 이렇게 많은 전문가 그룹의 자문을 얻고 심의를 거쳐야 행정을 추진할 정도로 능력이 없거나 자질의 부족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행정이 얼마나 자신감이 없으면 자문그룹에 의지에 도정을 수행하고 있는가라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자문ㆍ심의 기구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기구만 구성해 놓고 일년에 한 번도 모임을 갖지 않는 위원회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147개 위원회가운데 37개위원회는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단 한 차례도 회의를 갖지 않았다.

이 기간 한차례만 회의를 열었던 위원회도 55개나 된다.

행정 효율을 내건 각종 위원회가 얼마나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행정의 효율보다는 다른 목적을 위해 위원회의 이름만 걸어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아심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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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또 있다. 현재 147개 위원회에 소속된 인원은 1472명이다.

그런데 이들 중 95명이 3개 이상 위원회에 중복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한사람이 4개, 5개, 6개 위원회에 중복 참여하는 인사도 34명이나 됐다.

특정 분야 인사의 중복참여는 그만큼 유사위원회가 많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한 사람이 각기 다른 3개 또는 6개 분야의 전문성을 가졌다고는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는 유사ㆍ중복위원회의 과감한 정비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이기도 하다.

사실 사회일각에서는 도의 각종 민간 자문 위원회가 도정 자문ㆍ심의기구라기보다는 특정 목적을 위해 조직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자문ㆍ심의기구라는 이름을 빌려 정치적 지지그룹을 확보하거나 관변 인사들을 묶어 특정 목적에 활용하기 위한 조직일 수 있다는 의심이다.

순수한 행정자문기구가 이러한 오해를 받는다면 참여인사는 물론 도정 책임석에 누를 끼치는 일이다.

도정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런 오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도 유명무실하거나 유사ㆍ중복 성격의 위원회는 과감히 정비해야 할 것이다.

정말 행정의 효율성을 위한 것이라면 10개 안팎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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