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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제2차 정례회가 열렸다. 금년 마지막 정례회다. 금년만이 아니다. 사실상 8대 도의회 마지막 정례회이기도 하다. 내년 6월에 도의회 임기가 끝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제8대 도의회 마지막 정례회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정례회를 통해 지난 3년 반, 도의원들의 총체적 의정활동을 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도민 입장에서는 의원 개개인의 자질과 역량을 저울질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는 내년 6월 실시하는 제9대 도의원 선거에도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만큼 이번 30일간의 도의회 정례회는 도의원들에게는 마지막 도전이자 기회다. 도민들이 이번 도의회 정례회를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정례회에서는 도와 도교육청의 내년 예산안을 심사하고 집행부의 지난 1년간 행정사무 전반을 감사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지금 도정에는 풀어야 할 현안들이 쌓여 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 사업을 비롯해 제주특별자치도 특별법 제도개선 문제 등도 시급을 요하는 현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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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뿐만이 아니다. 영리병원 도입, 관광객 카지노, 신공항 건설 문제도 무겁고 민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외에도 사상 첫 초과 발행 지방채 문제, 사회복지 안정망 구축, 1차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신종플루 대책, 감귤가격 폭락과 관련한 대응력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다룰 수 없는 현안들이 쌓여 있는 것이다.
이처럼 제주의 미래와 도민생활에 밀접한 현안들을 어떻게 풀고 끌고 갈지를 점검하고 분석하여 도정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이 도의회 정례회의에 맡겨진 책무다.
따라서 이번 도의회 정례회는 무조건 도정을 몰아붙이고 다구치고 목소리만 높이는 고질적 의정 관행에서 벗어나 제주미래와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길라잡이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도의원 개개인도 의회 권위에만 의존해 목을 뻣뻣하게 세우지 말고 자신의 4년 의정활동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자세로 도정 현안에 접근해야 할 것이다.
자신의 눈의 들보는 생각하지 않고 남의 눈에 티에만 시비를 거는 자가당착(自家撞着)에서 벗어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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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이번 도의회 정례회에 임하는 도의원들에게 딱 한 가지만 주문하고자 한다. 바로 새해 예산안 심의에 송곳처럼 핵심을 뚫어 철저하게 임하라는 것이다.
예산은 바로 국민의 피와 땀이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허투루 낭비하는 것은 국민의 땀이나 피를 아무렇게나 버리는 것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내년 예산안 심의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의식해서다. 내년 예산안에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거용 예산’이 곳곳에 숨어있을 개연성은 충분하다.
그렇지 않아도 도의 내년 예산안이 발표되자 선거용 선심성, 낭비성 행사용, 중복성 불투명 예산편성이라는 일각의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현실이다.
여기에 지방선거 출마 희망 도의원들의 선거용 지역구 사업 챙기기가 엮어져 도와 도의회가 예산안 처리에 ‘암묵적 결탁’을 했을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도의회가 이 같은 ‘도와의 예산 챙기기 결탁’ 의구심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도 예산 심의는 한 점 의혹 없이 엄중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8대 도의회 마지막 정례회에 보내는 도민의 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