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별도봉공원의 “아기업은 돌”
[세평시평] 별도봉공원의 “아기업은 돌”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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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시민들의 건강인프라로 없어서는 안 될 별도봉 공원은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최고의 도시자연 공원이다.

부산 관안리, 목포 유달산 등 어디를 가봐 도 제주 별도봉 같은 천혜의 절경은 없다. 제주 별도봉 산책로의 매력은 공기 좋고 한적하다는데도 있지만 바다와 산의 절경을 묘하게 조화된 곳이다.

도시생활에 지친 생활인들의 마음과 육체를 정화 시시키 주는 신의 내린 선물이다.

별도봉 산책로의 계절은 봄은 하얀 파도에서 부서지는 해풍과 산책로 옆 바다기슭에 늘어선 노송들의 연출하는 풍광은 어떤 생활의 압력에도 신선함으로 추스를 수 있다.

여름은 원숙한 여인의 몸매처럼 진초록의 나무에서 뿜어내는 소리는 아무리 더운 날이라도 시원한 바람으로 더운 나의 육신을 식혀주는데 인색하지 않는다.

가을은 정초하고 고독한 여인의 낙엽을 쓸고 낙엽을 태우는 냄새를 연상할 수 있는 곳이다.

겨울은 바로 인접한 화북포구에서부터 바람에 몰려오는 뭉게뭉게 싸락눈은 생의 오페라다.

도시 서민들의 숨통이고 생명의 숲이다.

이 산책로 곁에는 옛부터 전해오는 자살 터라는 큰 돌 절벽이 인접해 있다. 이 자살절벽에는 몇 해 전 까지만 해도 “한 번 더 생각합시다.” 라는 문구가 하얀 페인트로 새기어져 있었다.

자살하는 사람들에게 자살을 말리는 말이다.

내가 유년 시절에는 이 별 도봉 자설 터에서 제주 시민들의 연달아 자살 했다는 소문이 있었으며 밤에는 귀신이 나타난다는 소문도 있었고, 조명등도 시설이 잘 안 되어서 밤에는 이 산책로를 다니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조명등도 아주 잘 시설되었고 제주시 인구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도시화가 된 탓인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생활에 고달픈 사람들의 산책길이 되고 있다.

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이자살 터에 “한 번 더 생각합시다.” 하는 문구가 밀어지었고 누군가 이자살 바위 앞에 회색 제주 먹돌(차돌)에 “얘기업은 돌”라는 문구를 새기어서 갖다 놓고는, 이 절벽 이름을 “얘기업은 돌”이라고 명명을 한 것이다.

누인지는 모르나 뜻있는 행동이다.

요즘 정치인들의 빈곤층을 위해서, 서민층을 위해서 무슨 법을 만들고 또는 국가 예산을 얼마를 보조 받고 등등 지역 발전을 위해서 자기만의 능력을 발휘했다고 자랑하는 신문기사를 자주 접한다.

나는 자기 자랑을 하는 정치인, 지역을 대표한다는 선거직당선자들보다 와같이 자살을 말리는 사람들이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버팀목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사회의 흐름을 선순환으로 방향을 트는 자들이기 때문이다.

국가 예산 얼마를 로비해서 받아오고 또 외국자본 얼마를 지역에 투자토록 했다고 자랑한다.

이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품위유지를 하는 정치인들이다.

이런 힘 있는 사람보다, 자기 자신의 위치에서 자신의 일을 자랑 함 없이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제주는 앞으로 굴러 가는지도 모른다.

앞으로도 우리사회가 꺼지지 않고 계속 발전되는 것은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몇 년 전부터 세계 OECD국가에서 자살 순위 1위이다. 경찰청의 “2008년 자살통계”에 따르면 20.30대 자살 비율이 전년대비2배나 증가 했다고 한다.

자살 동기별로는 “염세비관”이 45.7%로 1위이다.

제주생명의 전화 발표에 따르면 제주지역 자살이 타 육지 지방에 비해 높은 편이라고 한다.

 제주 지역도 생활하는데 타 도시에 비하여 낙후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이제는 이렇게 자살을 말리는 사람들에 앞서 지방정부에서부터 자살 예방업무를 추진해야 한다.

국회에서 자살 방지법을 제정중이라고 한다.

물론 자살을 법으로 막을 수는 없는 것이지만 국가와 지방정부가 자살예방 의무를 지고 정책을 추진한다는 의미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자살 예방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각박한 산업사회의 상대적 빈곤감을 줄이는 것이다.

이것은 못 가진 자들에게 상대적 빈곤감이 안 들도록 하는 가진 자들의 자제와 솔선, 동반의식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삶의 경쟁에서 떨어진 자들도 당당하게 격을 인정하는 사회가치관이 통하는 생활 문화가 관건이다.

이건 가진 자들의 몫이다.

스님이 제 머리 못 깎듯 못가진 자들의 당당한 삶의 가치는 상대방이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별도봉에서 자살하는 슬픔은 없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하다.

이 별도봉 공원은 연인들의 오솔길로, 삶에 지친 생활인들의 산책로로만 유명해졌으면 하는 속절없는 생각을 해본다.

김  찬  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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