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고위 공무원이 최근 이런 말을 했다. “한 공무원의 잘못때문에 전체 공무원이 욕을 먹고 있다”고. 이는 때 지난 얘기다.
과거에는 그랬다. 제주도 공무원들은 청렴하기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래서 가끔 한 공무원이 비리를 저지르게 되면 다른 공무원들에게도 영향이 미쳤다.
아무 죄 없는 대다수의 공무원들은 정말 억울하기까지 했다.
그 때야말로 “한 공무원 잘못때문에 전체 공무원이 욕 먹는다”는 말은 옳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한 공무원 때문에.…”라는 말은 철모른 얘기며 맞지도 않은 말이다. 오히려 번져가고 있는 공무원들의 부패가 마치 한사람에게만 있는 양 도민들을 호도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
책임 석에 앉아 있는 고위 공무원이 아직도 그러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공직사회의 비리는 없어지지 않는다.
며칠 전 적발된 서귀포시 6급 공무원 4000만원 횡령사건도 그런 사고방식으로 인사관리를 하다 보니 터진 것이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한 공무원 때문에…”를 반복하고 있으니 한심한 일이다.
도민에게 물어 보라. 지금 공직사회가 욕먹는 것이 어디 한 사람 때문인가. 작금년만 해도 비리와 연루돼 유죄판결을 받거나 수사 받는 공무원들이 열손가락으로 꼽기엔 어림없다.
그것도 풍수해 복구비나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주는 보조금을 횡령하는 등 죄질이 나쁜 공무원들이 수두룩하다. 비위 계층도 다양하다.
행정공무원과 대학 교수가 있는가 하면 비록 공무원은 아니지만 주요 공직자인 예술단체의 장(長)까지 포함돼 있다.
최근에는 거액을 횡령한 6급 공무원이 적발되더니 그 후 며칠 없어 이번에는 제주도청 어느 국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솔직히 말해 공무원들의 비리가 현재 드러난 것뿐이겠는가. 아마도 숨겨진 것도 없다하지 못할 것이다.
도지사건, 행정시장들이건 앞으로는 “한 공무원 때문에…”를 연발하지 말기 바란다.
그 반대로 ‘현재 공무원 비리가 만연 중’이라는 인식하에 기강을 바로 잡아야 한다.
그리고 검찰은 도청 모 국장사건 등 풍력발전 사업을 둘러싼 주변비리가 있는지 철저히 수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