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찾아서(15)-(주)내츄럴바이오제주
중소기업을 찾아서(15)-(주)내츄럴바이오제주
  • 한경훈 기자
  • 승인 2004.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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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업체에 대한 체계적 지원 부족 아쉬워"

‘제주의 것’에 대한 관심과 기술력, 그리고 벤처정신이 네트워크를 이뤄 꿈을 키워 가는 기업들이 있다.

지난 9월 동백열매에서 추출한 정제유를 이용한 아토피 화장품 시리즈와 ‘자청비’ 샴푸 시리즈를 공동으로 개발, 출시한 (주)네츄럴바이오제주(대표 강순원)와 (주)바이오스펙트럼(대표 박덕훈)이 바로 그들이다.

네츄럴바이오제주는 지난해 11월 제주의 인문과 문화, 자연 자원을 상품화하자는 취지로 지역의 학계와 문화계 등에서 활동하는 몇몇이 모여 만든 회사.

이들은 우선 새와 곤충, 식물 등 제주의 자연자원의 상품화에 주목했다. 그 중에서도 동백의 효능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동백은 전통적으로 머릿기름과 천식, 피부병에 쓰여 온 데다 일본 등지에서 이미 동백기름이 아토피 치료제로 개발된 사실에 착안한 것이다.

그러나 내츄럴제주는 아이디어를 상품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못 갖춘 것이 문제였다. 이 때 떠오른 것이 제주출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바이오스펙트럼. 포항공대, 태평양화학 등 국내 유수의 뷰티(화장품)관련 연구소 출신들이 모인 바이오스펙트럼 생명과학연구소는 식물 등 천연성분을 소재로 한 천연화장품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 가고 있다.

강 대표는 “이번 성과는 별개의 기업으로 존재했다면 각자의 한계 속에서 꿈꾸기 어려웠다”며 “두 기업이 상호보완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발현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이 개발한 제주산 동백을 원료로 한 천연성분 화장품과 세제는 제주 생물산업의 실질적인 첫 성과물이라는데 큰 의미를 지닌다.

이들이 출시한 제품은 일단 성공을 거두고 있다. 자청비 샴푸세트와 아토피제품은 별다른 홍보나 일반유통 없이 온라인상에서만 판매되고 있다. 그런데도 제주지역에서만 월 1천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한다.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100% 천연성분으로 보습력과 가려움증 억제에 뛰어나다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먹혀들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조만간 대형매장 특판행사 등 소비자들의 인지도 제고에 나설 예정”이라며 “지금 추세라면 판매가 본격화되는 내년에는 제주시장에서만 연 5억원 정도의 매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동백 수매를 통해 지역경제에도 일조하고 있는 내츄럴바이오제주는 장기적으로 서귀포시 서불과지 등과 연결한 진시황의 불로초 전설, 일본인들의 동백에 대한 관심 등을 염두에 둔 동백테마파크까지 구상하고 있다.

“제주는 깨끗한 물과 공기, 남한 최고를 자랑하는 생물 종의 다양성 등 생물산업의 최적의 지역”이라며 “산업기반이 취약한 제주 입장에는 이를 전략 성장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는 강 대표.

그는 그러나 바이오업체에 대한 지원시스템이 체계적이지 못 한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행정에서 바이오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마인드는 갖고 있으나 전문적인 기술 이해력이 없어 “어떤 분야를 어떻게, 얼마나 지원해야 할지에 대해 확신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업무의 전문성과 연속성 차원에서 관련 부서의 인사이동을 자제하고, 전문인력의 특별 채용도 고려해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또 제품 개발 이후 지역에서 ‘붐’을 일으켜 타 지방으로 파급될 수 있도록 행정과 농협 등 유통업체들의 마케팅 협력지원에 대한 시스템 구축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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