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공부 잘 해서 100점 받아오면 과자 사 준다”고 단단히 약속을 했다. 밤새워 공부한 어린 자녀는 결국 100점을 받아 왔다. 부모는 표변했다. “공부 잘 하면 네 좋을 일이지 부모 좋을 일이냐”며 과자를 사 주기는커녕 면박을 주었다. 만약 이런 일이 있었다고 하자. 아마도 하늘도 비웃고, 땅도 비웃을 것이다. 천하가 다 웃을 거란 말이다.
서귀포시 혁신도시 인센티브 200억 원을 둘러싸고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전국적으로 혁신도시를 추진하면서 사업을 가장 빨리 추진하는 시도에는 인센티브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3년에 걸쳐 모두 3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었다.
그런데 이를 둘러싸고 말들이 많다. 도의회 오충진의원의 ‘5분 발언’에 의하면 제주도 예산담당관실에서는 “인센티브 300억 원 중 100억 원만 받고 200억 원은 아직 못 받았다”고 말하는 반면 환경부지사를 지냈던 유덕상 제주발전 연구원장은 “인센티브 300억 원을 확실히 지원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달 국정감사 때 민주당 이용섭 의원의 추궁 내용은 제주도 예산담당관실의 주장과 같았다. “2007년 혁신도시 착공 우수지역으로 선정되면서 받기로 된 인센티브 300억 원 중 200억 원을 왜 지원 받지 못하느냐”는 것이었다.
도대체 누구 말이 맞는지 헷갈린다. 어쨌거나 천하가 웃을 일이다. 인센티브를 지원 받고도 못 받았다 해도, 그리고 받지 못하고도 받았다 해도 웃을 일이다. 실제로 받았다면 국정감사에서 “왜 못 받느냐”고 추궁한 국회의원도 우습게 된다. 이래도 천하가 웃고, 저래도 천하가 웃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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