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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 올해 관광객 유치목표 달성에 청신호가 나오자 내년 유치목표를 10% 상향 조정한다고 한다.
올해 유치목표 600만 명보다 10%가량 증가한 650만 명 이상 유치한다는 것이다.
관광당국 일각에서는 700만 명 이상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사실 올해 제주를 찾았던 관광객은 10월말 현재 550만4000명이었다.
올해 목표 600만명의 91.7%에 달하는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7%가 증가했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까지 600만명 달성은 무난하고 그 이상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무망(無望)한 것은 아니다.
이 같은 올해 관광객 유치 실적 추세라면 700만 명 이상 유치도 욕심을 낼만하다.
그러나 모든 분야가 그렇듯이 관광산업도 숫자놀음으로 추이를 판단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다.
그만큼 가변성이 높은 것이다. 욕심대로 숫자를 늘리고 그대로 실적이 적중하다면 더 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대로 안 되는 것이기에 산업분야 미래 예측은 더욱 신중을 기하고 더 철저히 상황을 파악하여 분석하는 지혜와 끈기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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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뜻에서 도의 내년도 관광객 유치목표 설정은 다소 성급한 감이 없지 않다.
그러기에 내년 제주관광 정책을 제대로 짜기 위해서는 올해 제주관광 전반에 대한 철저하고 객관적 분석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다.
먼저 왜 올해 제주관광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가의 원인을 분석하는 일이다.
그동안 침체되던 제주관광이 활력을 보였다면 분명 잠재 요인이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오는 분석이 올해 제주관광 활성화는 자생 변수에서가 아니라 외생변수 때문이라는 데에 대체적 시각이 일치하고 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에 의한 경제 불황여파, 이로 인해 해외여행 수요 감소, 여기에다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종 플루에 의한 해외여행 자제가 내국인 여행객들의 발길을 제주로 돌려놨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분석이 긍정된다면 내년 제주 관광산업은 외생 변수의 변화에 따라 크게 요동 칠 공산이 크다.
이런 외생 변수가 사라지면 제주관광은 다시 침체기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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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올해 제주관광 호황이 순전히 이 같은 외부요인에 의한 것만은 아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로 인한 제주자연 홍보 효과, 저가 항공에 의한 접근성용이, 제주올레나 숲길 걷기 등 도보여행 상품이 히트하면서 제주관광 활성화를 부채질 했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내년 제주관광산업을 전망하고 관광정책을 수립함에 있어서는 이 같은 외생변수와 내생 변수들을 철저하게 검토하고 분석해야 한다는 당위를 갖게 한다.
국제경제 회생으로 인한 환율의 유리한 변동이나 신종플루 문제가 소강국면으로 접어들면 해외여행 수요는 고개를 들것이고 이는 곧바로 관광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같은 해외여행 수요를 겨냥한 저비용 항공사들이 국제선 취항으로 노선을 이동했을때 제주기점 항공기 좌석 공급이 줄어들 경우도 문제다.
내년 관광산업 전망은 이 같은 부정적이고 우려할 만한 요인들도 함께 감안해서 의미 있는 틀을 짜야지 “올해 좋았으니 내년도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치를 내년 관광정책에 대입하는 것은 어리석고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기에 내년 관광객 유치목표가 ‘700만 명이 될 것이다‘, ‘1000만 명이 될 것이다‘ 하는 숫자놀음은 단지 ‘희망사항’일 뿐이지 정책개발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