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밥그릇에 담겨진 커피 한 잔
[나의 생각] 밥그릇에 담겨진 커피 한 잔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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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아갈 권리가 있다지만, 우리 주변에는 소외된 이웃들이 점점 늘어가고 있음을 본다.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저소득층들이 겪는 소외감은 더욱 큰듯하다.

나라가 가난하여 살기 힘들었던 시절 새마을운동은 절대빈곤을 극복하는 견인차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 사회는 상대적 빈곤층이 절대 고독감을 느끼는 상황에 처해 있음을 느낀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옛말이 오늘날에 와서는 ‘상대적 빈곤층의 절대 고독감을 나라도 구제 못한다’는 말로 바꾸어 말해도 될 듯하다.

상대적 빈곤층의 절대 고독감은 사회적 복지 혜택을 수반하고 있지만 가족구성으로서 더 이상 채울 수 없는 빈곤감에 허덕이고 있다.

지금 우리사회 많은 가정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반쪽가정으로 전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혼율의 증가는 한부모 가정을 양산하고, 고령화는 독거노인 가정을 계속해서 생산해 내고 있다.

이러한 주민들을 위해 정부는 다양한 복지정책을 펴 나아가고 있지만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이웃들은 따뜻한 정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관심과 배려를 더 원하고 있다.

새마을지도자용담2동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나는 얼마 전 우리 동의 동장님으로부터 우리 지역의 저소득층을 돕기 위해 보람 있는 봉사활동을 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것은 우리 동 관내 영세한 저소득층 가구들을 위한 20여 채의 지붕도색 봉사활동이었다. ‘페인트 도장 실력도 없을 뿐만 아니라 10여일씩 나와서 봉사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기도 하였지만 동장님의 간곡한 부탁에 지도자님들과 상의한 끝에 요청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먼저 페인트칠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과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 재료상에 자문을 얻어가며 서툰 솜씨지만 정성을 다해 페인트칠 봉사활동에 나섰다.

수혜주민들은 난데없는 지붕도색 지원에 대해 커피로 감사의 표시를 대신했다. 커피잔이 없어 밥그릇에 커피를 타 주시면서 “살당보난 이런 은혜도 이시카? 기분 좋은 날도 이싱게 마씸. 고맙수다-양, 너무 고마워 마씀”

밥그릇에 건네는 한 잔의 커피와 활짝 핀 얼굴을 대하면서 힘들다는 생각은 어느새 사라지고 마음가득 뿌듯함이 넘쳐흘렀다. 작은 노력봉사라지만 큰 은혜를 입은 듯 감격해 하는 모습에서 봉사에 대한 참의미를 느끼며 보람을 갖게 되었고 동장님이 우리에게 봉사를 부탁한 의미를 재음미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복지지원은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유효적절하게 지원하고 그 혜택이 모든 사람들에게 골고루 돌아갈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나 현재의 복지정책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필자는 ‘나눔 문화’ 확산을 통해 우리사회가 희망을 찾아갈 수 있기를 갈망해 본다. 정부의 물질적인 도움보다 한 가족으로 품 앗는 정이 오가는 사회, 그것은 어려운 이웃들이 소외된 삶에 새로운 희망을 불어넣는 ‘정나눔 희망찾기’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하며 우리 새마을지도자용담2동협의회가 그 물꼬를 터나가고자 한다.

김  상  주
새마을지도자 용담2동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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