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 퇴치 비용 결국 도민 부담
까치 퇴치 비용 결국 도민 부담
  • 임성준
  • 승인 2009.11.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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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올해만 둥지 철거ㆍ설비보강 등 7억여원, 2700여명 투입
도, 수억들여 포획틀 설치..."사업비, 전기료ㆍ세금으로 충당"
과수 등 농작물과 정전 피해를 입히는 까치 퇴치를 위해 엄청난 돈과 인력이 투입되면서 결국, 도민들이 부담을 떠 안고 있다.

1일 한국전력제주지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까치와 까마귀 등 조류에 의한 정전사고는 2007년 120건, 2008년 136건, 2009년 현재 72건으로 전체 정전 원인 중에서 24%, 29%, 22.9%를 차지하고 있다.

조류고장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까치집 제거 실적을 보면 2007년 4749개, 2008년 3898개, 올해 현재 2715개에 달한다.

2007년 1만3500여마리, 2008년 1만3100여마리, 올해 1만여마리를 퇴치했다.

까치 개체수는 연구기관에 따라 상이하지만 한국야생동식물보호협회는 까치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현재 도내에 15만마리 이상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함에 따라 퇴치 개체수는 '새발의 피'인셈이다.

올들어 한전이 조류고장 예방을 위해 들인 예산을 보면 둥지 순시와 철거에 2억4322만원, 유해조수 구제에 3234만원, 불량점퍼선 교체 등 설비 보강에 4억원 등 7억원 가까이 쏟아부었다.

올해 까치집을 전담 순시하는 인력만 22개 조 연인원 2760명이 투입됐다.

배전선로 주변 까치 포획을 위해 한국야생동식물보호관리협회에 마리당 포획비를 3500원씩 지급하고 있다.

조류둥지 신고포상제를 운영하는 가운데 올해 현재 78건이 접수됐다.

제주도 또한 환경부가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한 까치의 포획을 위해 2004년부터 1억5000만원을 들여 259개의 포획틀을 제작,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 설치해 포획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도내 23개 농촌지역 3.7㎢의 단감 과수원과 수박밭 등에 피해를 줘 포획틀과 수렵으로 2만4000여마리가 제거되는 등 최근 4~5년간 해마다 1만5000~2만여마리가 퇴출되고 있다.

이처럼 까치는 수확을 앞둔 과수와 농작물을 마구 먹어치워 폐작에 이르게 하고 있으며, 변압기 훼손 등 전력시설 피해로 매년 10만여 가구가 정전 피해를 보는가 하면 한전은 이의 복구를 위해 수억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사실상 '인재'에 가까운 까치 퇴치를 위해 납세자와 전력 소비자들이 부담을 떠안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한전제주지사 관계자는 "까치에 의한 고장사고 예방을 위해 설비 보강과 둥지 철거, 포획 등에 매년 막대한 사업비가 소요되고 있다"며 "결국 이 사업비는 소비자들이 내는 전기요금에 포함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주에는 원래 까치가 서식하지 않았으나 1989년 국내 모 언론사와 항공사가 길조라며 53마리를 들여와 방사한 뒤부터 계속 개체수가 늘어나 농작물 등 생태계에 피해를 줘 유해조수로 낙인 찍힌 상태다.

한편 제주도의회 좌남수 의원은 최근 도정질의에서 까치를 제주에 들여온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해 피해 농가를 지원하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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