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나친 3차 산업 편중, 맹점도 있다
[사설] 지나친 3차 산업 편중, 맹점도 있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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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는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국제적 관광지임도 자처한다. 제주를 ‘제2의 하와이’로, ‘제2의 싱가포르’로 만들자며 그 쪽으로 고개를 돌린 지 수 십년이다.

결과는 역시 그렇게 닮아가고 있다.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3차 산업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게 증거다.

호텔, 골프장, 여행사, 각종 위락시설, 문화광광시설 등 종류조차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다.

물론, 농수산업 등 1차 산업과 정보 통신-건강-환경 등 2차 혹은 혼합형 산업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3차 산업에 비할 바가 못 된다.

제주도가 지난 5~6월 125명의 조사요원을 투입, 조사한 결과가 그렇다. 이 조사에 따르면 제주도내 총 사업체 수는 4만4349개, 종업원은 17만9261명이다.

이를 산업별 비율로 분류하면 1차 산업이 1%, 2차 산업이 4.4%뿐이다. 1,2차 산업을 합쳐 봐야 겨우 5.4%에 불과하다. 나머지 94.6%는 3차 산업이다. 종업원들의 산업별 비율도 그에 다르지 않다.

특히 이 조사에서 주목을 끄는 대목은 해가 갈수록 물량적으로 3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증가하는 반면, 1차 산업의 그것은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국제자유도시, 국제적 관광지가 좋고, ‘제2 하와이, 싱가포르’가 좋다 해도 95%에 가까운 3차 산업 편중 현상을 두고 즐거워 할 일만은 아닐 성 싶다.

제주도는 이쯤에서 심화되어 가는 3차 산업 편중화의 맹점을 찾아내어 바로잡지 않으면 안 된다.

도민들이 자유도시를 원하고 관광입도(觀光立道)에 합의했으며, 관광만이 살길임을 믿고 있다 해도 맹점이 있으면 없애야 한다.

제주도가 자유도시-국제적 관광지에 혹해 있는 사이 1차 산업이 도태되어가는 현상도 그 맹점중의 하나다.

외국자본 유치 지원에 정신이 없다보니 공유지가 잠식되고, 인센티브도 1차 산업 종사자를 소외하는 것 역시 맹점이다. 어디 이것뿐인가. 이 밖에도 숱한 맹점들이 숨겨져 있다.

만약 감귤산업이 1차 산업의 일부분에 불과하지만 제주도에서 도태되었다고 생각해 보자. 3차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자본가들에게는 자유도시, 제2의 하와이, 제2의 싱가포르가 낙원일지 모르나 대부분의 제주도 보통사람들에게는 실낙원이 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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