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放飼한 꿩의 떼죽음, 의문점 많다
[사설] 放飼한 꿩의 떼죽음, 의문점 많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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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렵용으로 한라산에 날려 보낸 인공 사육 꿩들이 방사(放飼) 3일여 만에 수십 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한다. 그렇다면 거기에는 여러 가지 의문들이 자연스레 제기될 수밖에 없다.

방사 꿩들의 집단폐사 원인이 까마귀 습격에 의한 것이든, 아니면 자연 적응 실패에 의한 것이든 그건 상관이 없다. 그 두 가지 모두가 원인일 수도 있고, 까마귀 공격이나 자연적응 실패 중 하나가 원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제주도가 적잖은 예산을 들여가며 여러 해 실시하고 있는 인공 꿩 사육 방사 사업이 이토록 허술하다면 거기에는 숨겨진 다른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제주도가 이 사업을 벌여 온지 수십 년이다. 산림조합에서 인공 사육시킨 수천마리의 꿩을 1마리에 1만5000원씩에 사들여 봄가을 연간 한 두 차례씩 야산으로 날려 보내는 사업이다.

지난 21일부터 23일까지만 해도 제주도는 산림조합으로부터 마리당 1만5000원씩 주고 사들인 인공사육 꿩 2550마리를 도내 산간지역 15개소에 풀어 놓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산속으로 들어가야 할 꿩 수백 마리가 다시 도로로 되돌아 오는가 하면 도로주변에는 떼죽음을 당한 20~30여 마리의 방사 꿩들이 나뒹굴고 있었다고 한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의 말에 의하면 까마귀들이 꿩을 공격하고 있었지만 꿩들은 제대로 날지도 못하는 데다 아무런 대응 능력도 없었다고 말한다. 심지어 방사 꿩들 중에는 주둥이 부리가 잘려나간 것들도 있었다는 얘기다.

이 목격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수렵구역의 사냥용 인공사육 꿩 방사 사업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음을 뜻한다. 방사 꿩의 야생 적응 훈련이 덜됐고, 사육장에서 저들끼리 싸우다 부리가 잘린 것 등 불량 꿩이 섞여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더욱 이해 할 수 없는 일은 이런 인공사육 꿩들이 어떻게 방사될 수 있었느냐는 점이다. 즉 검수(檢受) 내지 검사를 어떻게 했느냐이다. 당국은 이번 폐사의 근원적 이유를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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