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내년 제주관광 낙관론 금물
[기획] 내년 제주관광 낙관론 금물
  • 임성준
  • 승인 2009.10.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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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최대 호황…'신종플루 호재' 이어갈 지 불투명
환율하락 경기회복 기대, 해외여행 수요 '고개'

올해 제주 관광이 최대 호황을 누리며 관광객 유치 목표인 600만명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까지 호조세가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 여행 수요 결정의 최대 변수인 경기와 환율에 대한 기대 심리로 지난 2년간 최악이었던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고개를 들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도 제주관광을 전망해 본다<편집자 주>


국외여행 전문업계는 "올해 8월말~9월초를 바닥으로 예약자 순증 수치가 지속적으로 개선 중이어서 여행 수요가 최악의 국면을 통과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환율과 경기라는 여행 수요 결정의 최대 변수가 여행주들에 우호적인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고, 과거 2년간 경기 침체와 신종 플루로 여행 대기 수요가 풍부해 2010년에는 큰 폭의 영업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무작정 올해보다는 관광객 유치 목표치를 높게 잡아야 한다는 실적주의와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올해는 '신종플루'와 경기 침체로 해외여행 수요가 급감하면서 내국인들이 제주 관광을 선호해 관광지와 특급호텔, 골프장 등 관광업계 대부분이 어느 해보다 선전을 했다.

외국인도 신종플루 악재로 5~6월 주춤했지만 직항노선 확충과 상품 개발에 힘입어 특히 중국인들의 방문이 두드러졌고 엔화 강세로 일본인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올들어 8월까지 방한 외국인은 509만여명으로 14.9% 증가한 반면,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651만여명으로 26.6% 감소했다.

9월까지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모두 492만여명으로 지난해보다 11.4% 증가했다.

이 중 개별관광객은 309만여명, 단체관광객은 138만여명으로 각각 11.7%, 10.1% 늘었다.

외국인은 45만여명으로 12.9% 증가했다. 내외국인, 개별.단체관광객 골고루 성장세를 보였다.

올 국내 최대 관광상품인 제주올레 걷기 상품은 관광객 유치에 큰 몫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관광 호황이 내년까지 이어갈 수 있다는 낙관론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각종 경제지표가 경기 호전을 내다보고 있고 환율하락, 신종 플루 위험 축소 등으로 내년에 다시 해외여행 수요가 고개를 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저비용항공 국제선 속속 취항, 국내선 좌석 감소 우려

저비용항공사들이 저렴한 요금을 내세우며 국제선에 속속 취항하고 있어 값싼 해외여행 시대가 도래한 것도 제주로서는 악재다.

그 동안 저비용항공들이 국내선 제주노선에 경쟁적으로 취항하면서 좌석난을 덜고 항공료 부담도 줄어 내국인관광객 유치에 큰 몫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저비용항공사들이 국제선 취항 경쟁으로 제주기점 공급 좌석이 줄어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전히 되풀이되는 성수기와 주말 좌석난은 풀어야할 과제다.

골프관광도 경쟁력이 흔들리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원은 최근 '제주지역 골프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도내 골프장들은 공급 과잉현상으로 내장객이 감소, 경영난을 겪고 있다"며 "게다가 정부의 제2단계 서비스산업 경쟁력 강화 종합대책으로 비수도권 골프장들의 가격인하와 해외 골프관광객 증가 등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관광객 우대 할인이나 항공좌석난 타개, 관광문화와 연계한 테마별 골프패키지 상품개발 등을 통해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쇼핑.음식.위락 불만…중국인 재방문유도 마케팅 시급

제주 관광은 볼거리외에 살거리와 먹거리, 즐길거리가 부족하다는 게 관광객들의 불만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해 여가, 위락, 휴가 등 순수관광 목적으로 다녀왔던 방문지역별 여행실태와 만족도 조사를 보면 제주를 방문한 여행객 중 82.8%가 제주 여행에 대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5점 만점에 4.06점으로 2007년(3.94점) 대비 0.12점 상승했다.

제주를 방문한 여행객은 볼거리/관광내용(4.12점, 84.2%)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고, 이어 교통(4.00점, 81.2%), 숙박(3.93점, 77.0%) 순이었다.

반면 쇼핑(3.45점 48.9%), 식당/음식(3.69점, 64.8%), 관광정보/안내시설(3.71점, 65.2%) 등은 낮은 평가를 받았다.

숙박 분야는 가격인하(32.2%), 볼거리/관광내용 분야는 이용료/입장료(19.5%), 교통 분야는 대중교통 가격인하(20.8%), 관광 편의시설 분야는 입장료/이용료(18.7%)에 대한 개선 요청이 가장 많았다.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은 쇼핑 분야는 가격(29.8%), 식당/음식 분야는 가격인하(32.3%), 관광정보/안내시설 분야는 지역관광안내소 안내정보(26.9%)에 대한 개선 요청이 가장 높았다.

외국인 최대 고객이 일본인에서 중국인으로 바뀌면서 이들에 대한 재방문 유도 마케팅도 절실하다.

올해 중국인관광객은 전세기 취항과 기업인센티브 등의 효과로 9월까지 18만여명이 찾아 38.8% 성장률을 보이는 등 최다 방문객수를 기록하고 있다.

제주도 여행상품은 비행시간이 짧고 비자면제 영향으로 패키지, 에어텔, 자유여행 등 모든 방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음식과 위락, 쇼핑 등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상품 개발과 노비자에 따른 일부 입국 거부 사례 등은 풀어야 할 과제다.

중국관광연구원의 중국소비자 관광의식조사 보고에 따르면 중국인이 해외여행을 할 때 고려하는 요인으로 자연풍광(79.6%),이국적인 문화(53.9%), 현지음식(50.5%), 자유로운 느낌(32.2%), 질 좋고 저렴한 상품(22.8%), 목적지 지명도(21.6%) 순으로 나타났다.

'국제관광지' '한국관광의 1번지'라는 제주를 찾는 외국인관광객이 여전히 방한 외국인(509만여명)의 10%에도 못 미치고, 성장률도 따라가지 못하는 한계도 뛰어넘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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