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강의 실력을 자랑해 오던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선수들이 코치들로부터 상상도 할 수 없는 구타와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아 왔다는 보도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한 선수는 투고를 통해 “하루도 매를 맞지 않은 적이 없었다. 손으로 머리를 맞는 것은 다반사였고, 아이스하키 채나 신발 등으로 팔뚝, 엉덩이 등을 가리지 않고 때렸다”고 고백했다.
이들의 수난은 비단 연습때만 이루어진 것은 아니었다. 해외전지훈련 때도 코치진들의 상습적인 구타는 계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구타가 계속되면서 어린 선수들은 한창 자신의 꿈을 펼쳐야 할 시기에 가장 소중한 스케이트가 가장 혐오스러운 것으로 돌변하는 나이에 걸맞지 않는 고통을 참아내야 했다. 심지어 어떤 선수는 죽고싶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코치진들로부터 심한 정신적인 고통과 인간으로서 누릴 수 있는 최소한의 자유도 박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휴대폰과 인터넷 채팅, 남자 선수들과의 이야기조차도 할 수 없었다.
이게 우리 체육계의 현실인가.
쇼트트랙에서 작성된 세계적인 기록들이 이런 폭력과 구타의 산물이었단 말인가. 정말로 가슴이 답답하다.
빙상연맹이 뒤늦게 사태수습에 나서고는 있지만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 지 막막한 표정이다. 학원 체육의 폭력과 구타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엘리트 지상주의에 빠진 일부 지도자들의 의식이 개혁되지 않는한 이와같은 사건들은 계속해 터져나올 것이다.
이런 일이 두번 다시 되풀이 되지 않기 위해선 우선 지도자들의 인격 갖추기가 우선 선행되야 하며, 주먹구구식 훈련 방식의 형태에서 벗어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선수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때린다고 좋지 않은 기록이 나아지는 것은 아니다. 현대식 장비를 동원, 기록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폭력은 한 생명의 정신을 피폐케한다. 구타는 한 사람의 인격에 심한 모멸감을 준다. 어린 선수들이 소중한 그 무언가를 지킬 수 있게 해 주자.
폭력은 더 이상 스포츠와 대등관계에 있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