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이 강한 생활역사를 가지고 있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두레’나 ‘품앗이’와 같이 상부상조하는 미풍양속도 다양하다.
제주에도 품앗이를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인 ‘수눌음’이라는 고유의 미풍양속이 있었다.
수눌음은 마을에 힘든 일이 있으면 일시에 집단이 만들어져 순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서로 품을 파는 시스템으로 밭농사를 하는 일부터 대소사 까지, 아무리 힘든 일도 이 수눌음 정신으로 거뜬히 이겨내곤 했다.
이런 수눌음 정신을 통해 ‘이웃조캐’라며 이웃을 ‘삼촌’과 ‘조카’로 부르고 마을 전체가 한 가족처럼 지낼 수 있었고 척박한 주변 환경 속에서도 제주인의 삶을 이어갈 수 있었다.
최근 우리나라는 경제위기로 인하여 저소득층 소득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가계수지가 악화되었으며 여성·임시·일용직 등 취약계층의 고용위축이 지속되고 실질임금도 하락하는 등 서민생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일자리 창출과 민생안정에 정책의 중점을 두고 서민생활의 안정과 취약계층 지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경찰에서도 서민보호 민생치안을 치안활동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 적극 추진 중에 있다. 서민들을 괴롭히는 조직폭력, 서민갈취, 강절도, 다수인 상대 사기 등 민생침해범죄에 대하여는 집중 단속하고 생활이 어려운 영세업소나 경미사범에 대하여는 단속보다는 계도위주로 전환하였다.
또한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아 농·수·축산물 절도 및 농가 빈집털이 등 생계형 범죄를 예방하기 위하여 농산물 집중보관창고·가축 집단사육농가 등 취약지 정밀 방범진단을 실시하는 한편 경찰서 인터넷 홈페이지등을 통하여 주민이 요청한 시간대 요청지역을 집중 순찰하는 예약 순찰제도 적극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7월부터는 희망울타리 프로젝트라는 서민생활보호 종합 치안대책을 수립 서민보호활동을 펴나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사회에서 소외된 농어촌·저소득층·불우이웃·사회복지시설 등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서민들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한 개 경찰관서마다 매월 1회 이상 봉사활동을 펴나가는 1·1·1 사랑나눔운동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고 있다.
여기에 제주서부경찰서에는 제주인의 ‘수눌음’ 정신을 통해 주변 사회복지시설이나 일손이 부족한 농가 등 소외된 취약계층을 우리의 ‘이웃조캐’라고 생각하고 소외감이 들지 않도록 틈틈이 그들을 찾아 일손을 돕거나 봉사활동 등을 함께 하면서 정신적인 울타리가 되기 위해 서민들에게 다가갈려고 노력하고 있다.
직접적인 경제적 도움만이 아닌 정신적인 울타리가 되기 위해 서민들에게 다가서는 이런 일련의 활동들이 안전한 사회를 지켜나가는 우리의 본분임을 다시금 되새겨보면서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도 잊혀져가는 제주지역사회의 전통적인 미풍양속인 수눌음 정신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며 실천해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김 형 찬
제주서부경찰서 정보보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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