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는 수입 백돼지를 제주산 흑돼지로 둔갑시켜 팔아 온 업체와 식당 대표 등 6명이 경찰에 입건됐다는 소식이었다.
이건 참으로 엉뚱하다. 외국산 백돼지가 제주산 흑돼지가 되어 소비자들을 멍청이로 만들었으니 그 업체, 그 식당의 대표들 마음이야말로 진짜 흑돼지 이상으로 검다.
너무 엉뚱하고 소비자를 멍청이로 만든 일이 또 벌어졌다. 이번에는 돼지가 아니라 옥돔이다. 20일 서귀포 해양경찰서가 중국산 옥돔을 제주산 옥돔으로 속여 팔아 온 2명의 수산업체 대표를 적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중국 옥돔을 제주옥돔으로 속여 팔아 각각 600만원, 1700만원씩 부당이득을 챙겼다니 결국 소비자들만 그만한 피해를 본 셈이다.
어떤 소비자들은 중국산이나 제주산이나 고기를 잡은 어선의 국적만 다를 뿐 마찬가지 아니냐고 아량을 베풀기도 한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옥돔뿐이 아니라 자리돔, 아니 다른 고기들도 같은 제주도 연안에서 잡아도 맛이 각각 다르다. 산남 옥돔 맛과 산북 옥돔 맛이 크게 다르며, 가파도 자리돔과 보목 자리돔 맛이 다르다. 하물며 중국산과 순수 제주산의 맛은 천양지차(天壤之差)다.
속임 수는 원산지만이 아니다. 소라, 전복 등 양식 해산물이 자연산으로 둔갑하는 경우도 흔하다. 원산지 속임은 농산물에도 있다. 가짜 제주산 농산물이 지천(至賤)으로 판을 치고 있다. 워낙 원산지 속임이 만연하다보니 소비자들도 이젠 면역이 됐는지 심드렁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원산지 속이기, 양식 해산물의 자연산 속이기도 최악질(最惡質)에 속한다. 왜냐하면 중국산을 제주산으로 알고 산 소비자가 친지-지인 등에게 선물하게 되면 모두가 속아 넘게 될 뿐만 아니라 선물한 소비자도 거짓말한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당국은 앞으로 이런 최악질들을 철저히 적발, 일벌백계함은 물론, 그런 범행을 추방할 방법을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