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馬)의 고장인 제주에서 ‘말 산업’이 너무 홀대 받고 있다.
특히 제주말산업의 상징인 ‘제주조랑말’이 받는 차별대우는 말 산업을 보호 육성하겠다는 축산 당국의 말이 말로만 끝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마사회가 국정감사 자료로 공개한 자료를 토대로 한다면 그렇다.
이 자료에 따르면 제주말산업 보호 육성정책에 따라 지원되는 생산장려금은 경주마에 지원되는 장려금의 4.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제주마에 지급한 생산 장려금은 농가당 평균 89만원이었다. 그러나 경주마 농가 장려금 1950만원에 비하면 시쳇말로 ‘새 발의 피’나 다름없다.
이는 제주말 보호 육성정책이라기 보다는 제주말산업 말살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
굴러온 경주마가 토박이 제주조랑말을 밀어내는 주객전도(主客顚倒) 축산정책이 아닐 수 없다.
제주조랑말에 대한 홀대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마필공제 사업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농가보호를 위해 공제 가입율의 50%를 축산 발전기금에서 보조하는 마필공제 가입 대상에서 제주마는 제외시켜 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제기관들이 제주조랑말의 경우, 경주마에 비해 사고율이 높아 그만큼 손해율이 높아서 공제가입대상에서 제외해 버렸다는 것이다.
그만큼 제주농가들은 피해구제를 받기가 힘들게 된 것이다. 이 역시 제주마 보호 육성정책이 허구적임을 드러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제주마의 생산 장려금도 경주마에 비해 턱없이 낮은데다가 마필공제 가입 대상에서도 제외돼 버리는 데도 축정당국은 입만 열면 제주마 보호육성 정책만 노래하고 있는 꼴이다.
제주농민들의 상대적 박탈감을 그래서 크고 깊다.
실질적이고 균형 잡힌 제주말 산업 육성정책에 대한 과감한 방향전환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