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기회 있을 때마다 신공항 건설을 정부에 건의해 왔다. 도의회도 역시 그랬다. 이뿐이 아니다. 제주도민들은 ‘신공항 건설 추진위원회’까지 만들어 범도민 운동을 벌이고 있다. 말하자면 제주도는 행정, 의회, 도민 모두가 신공항 건설에 얽매이다시피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용역 결과에 따라 ‘제4차 공항개발중장기계획’에 제주공항문제를 포함 시킬 수도 있다는 정도의 반응뿐이다.
하지만 이것조차 현재로서는 믿을 수가 없다. 정부 관계자의 말부터 그렇다. 지난 16일 제주도에 대한 국정감사 자리에서다. 국토해양부의 한 관계자는 제주공항 문제와 관련, “신공항을 건설할 것인지, 기존공항을 확장할 것인지는 용역 결과에 따라 중장기계획에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신공항 건설이 아니라 수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현 공항 확장으로 갈 수도 있다는 시사(示唆)다.
정부의 태도가 늘 그랬다. “포화 상태에 이르기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다”느니, 현 공항 확장으로도 충분하다“느니 하면서 질질 끌어 온 게 오늘이다.
그러나 현 제주공항은 지금도 사실상 포화 상태다. 그런데다 작금년(昨今年)으로 들어서면서 공항 이용객이 급증하고 있다. 항공기 좌석이 모자라,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관광객들이 부지기수다.
이런 상황은 대통령도 모르지 않는다. 이명박 대통령의 “제주신공항 건설” 공약은 그래서 나온 것이다.
여-야 국회의원들도 신공항 건설 필요성에는 모두가 공감했다.
16일 제주 국감에서 이들은 한나라당-민주당-자유선진당 등 당적을 초월, 너 나 없이 제주 신공항 조기 건설을 촉구했다. 얼마 전에는 전국 시-도의회 의장단도 제주신공항 건설 촉구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이쯤 되면 국토부만 딴전을 부리고 있는 셈이다. 대통령이 공약을 하고 여-야 국회의원들과 전국 시-도 의장단, 제주도민 전체가 신공항 조속 건설을 촉구하고 있다면 그것은 대한민국 전체가 희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제 정부는 제주 신공항 건설을 미룰 하등의 이유도 명분도 없게 되었다. 관계부처는 궤변으로 늦추려 하지 말고 대한민국 전체가 바라는 제주신공항 건설에 조속히 나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