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급락이 계속되면서 도내 무역업체 등의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특히 도내 무역업체들은 대부분 규모가 영세해 환 보험에 가입하는 등 ‘환 리스크’를 피하기 위한 대책을 세우지 않아 무방비 상태에서 타격을 입고 있다.
10일 제주농협 등에 따르면 지난 1월말 1달러당 1174원을 유지하던 환율은 지난달 20일(1143.5원) 1150원선이 무너진데 이어 10일에는 급기야 1109원까지 떨어졌다. 20여일 사이에 달러가치가 무려 3%(34.5원) 하락한 것이다.
달러 환율이 이처럼 급락하면서 수출대금을 달러로 결제하고 있는 업체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
선박엔진 등을 제작, 여러 나라에 수출하고 있는 H기계공업의 경우 수출대금으로 받은 60만달러의 환전시기를 놓쳐 20여일 사이 앉아서 2000여만원이나 손해를 봤다.
환차손도 문제이나 기존 계약물량에 대한 가격조정을 못해 앞으로 더 큰 영업손실을 감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대부분 엔화 결제하고 있는 넙치 등 수산물 무역업체들도 환차손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기는 마찬가지.
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한화 대비 엔화가치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역업체가 수출대금으로 100엔을 받았다고 가정할 때 지난 1월말(농협중앙회 기준)에는 1085.48원을 손에 쥘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5.3% 줄어든 1028.29원 밖에 챙길 수 없다.
S무역 관계자는 “지역 무역업체들은 규모가 영세, 수출대금을 받을 경우 바로 환전해 운영자금으로 쓸 정도로 환율 추이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여력이 없다”면서 “더욱이 수출환변동 보험에 가입한 업체도 거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