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유나이티드의 구자철(20)이 이번에도 중원의 지휘관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팀을 8강 고지로 올려놨다.
대한민국 U-20 청소년대표팀이 남미의 강호 파라과이를 제압하고 1991년 이후 18년 만에 U-20 월드컵 8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한 것.
이날 경기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풀타임 출전한 구자철 역시 완벽에 가까운 공수 조율과 날카로운 패스 플레이로 파라과이를 무너뜨리는 데 일조했다.
U-20 대표팀은 6일 새벽 3시(한국시간), 이집트 카이로의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파라과이와의 FIFA U-20 월드컵 2009 16강전에서 김보경의 선제골과 김민우의 2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대한민국은 전반전을 별 소득없이 마무리했다.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지도, 허용하지도 않은 채 밋밋한 경기력을 보이며 득점없이 끝냈다.
하지만 전반전의 모습은 탐색전에 불과했다.
대한민국은 조심스럽다 못해 지루했던 전반전 경기내용을 완전히 잊은듯 후반 들어서자 마자 매서운 공격으로 파라과이 문전을 위협했다.
후반 초반부터 주도권을 확실히 잡은 한국은 후반 10분께 김민우의 슈팅에 이은 찬스를 김보경이 골문 안으로 밀어 넣으며 1대 0으로 앞서갔다. 하지만 이 골은 8강진출의 신호탄에 불과했다.
김보경이 첫 골을 성공시킨 5분 후 김민우가 과감한 왼발 슈팅으로 다시 파라과이의 골망을 흔들었다.
FIFA가 경기 최고의 골로 선정할 만큼 환상적이고 강력한 슈팅이었다.
파라과이에 2골을 앞선 대한민국은 후반 20분께 박희성의 크로스를 단신인 김민우가 헤딩 골로 연결하며 자신의 두 번째 골을 완성시켰다.
조별리그에서 단 1실점만을 기록했던 파라과이의 철벽 수비를 패스 플레이와 포지션 체인지에 의한 공격으로 무너트린 한국은 예상 외의 낙승을 거두며 8강에 올랐다.
남북단일팀으로 출전한 지난 1991년 포르투갈 대회에서 8강에 오른 뒤 18년 만의 쾌거다.
대한민국의 8강전 상대는 6일 밤 11시30분에 있을 남아공과 가나와의 경기에서 판가름난다.
대한민국은 지난 8월 제4회 수원컵 국제 청소년(U-20) 축구대회때 이미 아프리카의 이집트와 남아공과 대결을 펼친바 있다.
경기결과는 남아공 4-0 승, 이집트 1-0 승으로 비교적 좋은 승률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팀은 우리에게 있어 낯선 팀인 게 사실이다. 남아공과의 경기때 대한민국이 4-0으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주전 대부분이 자국리그 때문에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집트와의 경기에서도 대한민국은 힘든 경기를 펼치다 구자철의 페널티킥으로 가까스로 1-0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또한 이번 대회 예선 첫 경기 카메룬전에서 0-2로 패한 것 역시 아프리카 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현재 팀분위기는 물론 선수들 역시 자신감에 충만해 있다.
미국전 3-0에 이은 파라과이전 3-0 승리는 대한민국의 강력한 공격력과 수비력을 반증해 주고 있다.
특히 미국전 전반 2골, 파라과이전 후반 3골 등 몰아치기식 공격력은 우리만의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강력한 체력과 공수의 조화, 상대의 허점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패싱력, 중원에서의 압도적 우위 등은 축구 변방이라 불렸던 대한민국을 이번 대회에서 우승도 할 수 있는 팀으로 탈바꿈시켜 놓았다.
경기를 할수록 진화하는 대한민국, 남아공이든, 가나든 대한민국의 거침없는 행보를 가로막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대한민국이 이런 분위기를 잘 살려 8강전에서 빠른 시간내에 첫 골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선취점을 획득해야만 대한민국은 경기를 유리하게 풀 수 있다.
미국전처럼 전반에 승부수를 띄워 일찌감치 상대의 기를 꺾어버리는 전술이 필요하다.
홍명보 감독이 8강전에는 어떤 전략과 전술을 선택해 경기에 임할지는 8강전 상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아프리카 팀의 기를 처음부터 살려줘서는 안된다.
전반에 승부를 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