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속담 중에 “식께 안헌건 놈이 모르곡 소분 안헌건 놈이 안다(제사를 지내지 않은 것은 남이 모르고, 벌초를 하지 않는 것은 남이 안다)”라는 말이 있다.
타지에 나가 있는 사람들도 벌초시기인 음력 8월 초하루 전후에는 입도하여 조상의 묘를 찾아 벌초를 할 정도로 제주에서는 조상묘의 벌초를 하지 않는 것을 “불효 중에 불효”로 여기고 있다.
이러한 벌초는 온 가족이 묘를 찾아 조상을 기리고 가족들이 오랜만에 모여 서로 안부도 묻고 이야기도 나누는 즐거운 날이기도 하지만 예초기로 인한 사고, 벌에 쏘이거나 독버섯을 잘못 섭취하여 병원 신세를 지는 등 작은 실수로 인해 즐겁지만은 않은 날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여러 가지 안전사고 중 가장 안타까운 것은 바로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고이다.
오랜만에 친척들이 둘러 앉아 그간 안부도 묻고 집안 일도 의논하다 보면 의레 차례 음식과 술이 오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런 관행적인 풍습에 아무런 생각없이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으면 나와 가족, 친족의 생명은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길로 들어서게 된다.
이번 벌초기간을 맞이하여 제주동부경찰서에서는 음주운전등
교통사고 예방을 하기 위하여 벌초기간 동안 주야를 불문하고 음주검문검색을 시행하기로 하였으며 그 외에도 화물차 적재함에
사람이 타는 행위, 안전띠 미착용 등에 대하여도 검문검색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조상을 기리는 벌초 길에 단속 때문이 아닌 나와 내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안전운전을 한다면 더 안전하고 즐거운 벌초길이 될 것이고 그 것이 진정한 효의 시작일 것이다.
김 은 정
제주동부경찰서 오라지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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