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벌초 때 부주의가 큰 禍를 부를 수도
[사설] 벌초 때 부주의가 큰 禍를 부를 수도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원초과-음주운전-예초기 등 사고 주의를



1

오는 19일은 음력 8월 초 하루다. 선묘 벌초(先墓 伐草)의 기준일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제주도에서는 팔월 한가위를 보름 앞둔 음력 8월 1일을 전후해서 일제히 조상들 묘소에 벌초를 다닌다.

이는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이자 풍습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제주인(濟州人)들도 아마 벌초만큼은 미풍양속(美風良俗)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

해마다 벌초 행렬이 줄어들 줄 모르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휴일만 되면 제주의 산야에는 벌초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그 행렬에는 아직 벌초하기에는 때가 이른 어린이들도 끼어 있다.

 모르긴 해도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선조(先祖)에 대한 효심(孝心)을 길러주기 위해 동행한 것인 듯하다.

그리고 벌초가 끝나면 가족-친지끼리 모여 앉아 한잔 소주를 나누면서 음복(飮福)하는 모습도 드물지 않게 보인다.

참으로 정겹고 보기 좋은 장면들이다.

2

10월 3일 추석 절까지 앞으로 토-일요 휴무일이 6일 남았다.

오는 12-13, 19-20, 26-27일이 그 날들이다.

대부분의 도민들은 이 6일 동안에 벌초를 집중 실시 할 줄 안다.

그때가 되면 산과 들의 비좁은 길에는 벌초 차량으로 붐빌 것임이 틀림없다.

그들 차량들 중에는 승용차는 물론 화물차, 경운기, 심지어 오토바이까지 뒤섞여 대 혼잡을 이룰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그 속에는 정원을 초과한 화물차-경운기, 음복주(飮福酒)를 너무 마신 운전자와 예초기(벌초기) 조작자들도 있게 마련이다.

바로 우리가 걱정하는 것이 이것이다.

만약 음복주 과음으로 말미암아 정원 초과한 화물차-경운기를 포함, 벌초차량들이 대형 사고를 일으킨다면 이만저만 불행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역시 술취한 예초기 조작자가 인체에 큰 부상을 입히는 일이 있어서도 안 될 일이다.

경찰이 9월 첫째 휴일인 5일부터 마지막 휴일인 27일까지 ‘벌초기간 교통사고 예방 특별단속 및 홍보활동기간’으로 정하고 음주운전 단속에 나선 것도 그러한 우려 때문이다.

3

사실 벌초차량 음주운전이나 정원초과, 예초기 취중 조작 등은 경찰이 단속하거나 누가 말려야만 들을 일이 아니다.

그 이전에 벌초꾼들 자신이 주의하고 명심해야 한다.

그러한 마음가짐이야말로 다른 일과 달리 조상 묘에 벌초하러 다니는 후손으로서의 지켜야 할 덕목이다.

경찰 당국도 벌초기간 음주운전-정원초과를 집중 단속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다른 단속 때와 달리 병행해서 홍보-지도 활동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일 것이며 따라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벌초 철 사고들은 비단 벌초 길 교통사고나 예초기 사고뿐이 아니다.

뜻하지 않게 말벌의 습격을 받거나, 독버섯을 잘못 먹었다가 엉뚱한 피해를 입는 수도 흔히 있다.

이렇듯 벌초 철에는 각종 사고 요인들이 곳곳에 도사려 있다.

더구나 벌초과정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거의 모든 사고들은 벌초하는 사람들의 방심이나 부주의로 인해 일어나고 있다.

올해는 벌초가 많이 남아 있어 그런지 아직 별다른 사고 소식이 들려오지 않고 있지만 더 지켜봐야 알 일이다.

지금까지 예로는 벌초 철을 무사히 넘긴 해가 없었다.

선묘에 벌초를 하는 자체는 분명 선조들에 대한 효심이지만 자칫 조심성이 결여되거나 방심했다가는 추석명절을 앞두고 큰 화를 입어 도리어 조상에 불효를 저지르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모두가 명심해서 올해를 모처럼 사고 없는 해로 기록되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