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대중스포츠로 자리 잡았으나 제주 골프산업 시스템은 아직 대중화와는 요원합니다”
도내 골프투어 전문여행사 (주)에이스골프투어 고영동 대표는 “부가가치가 높은 제주 골프관광이 위기를 맞고 있다”며 그 원인에 대해 이 같이 집약해 진단했다.
에이스골프투어는 골프부킹을 비롯해 항공, 숙박, 렌트카 등을 패키지화해 제공하는 토탈(total)관광 서비스 업체.
이 사업을 시작한 2000년 이전 10여년을 일반관광 업계에서 종사했다는 고 대표는 골프관광객이 일반관광객에 비해 약 10배 이상 ‘돈씀씀’이가 크다고 한다.
이는 ‘섬’인 제주의 지역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골프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그 만큼 크다는 말이다.
실제로 박세리가 미국 여자프로골프에서 성공한 것을 계기로 국내에서 ‘골프붐’이 일면서 골프가 제주의 관광객 유치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으로 제주의 골프장 입장료에 대해 30% 조세감면 조치 한 것도 골프를 통한 관광산업 진흥의 효과를 노린 것이다. 특히 국내에서 겨울철에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곳은 제주도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업계에서는 제주 골프관광이 매력을 점차 상실해 가고 있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 대표는 그 이유로 우선 ‘일반인이 입장 가능한 골프장의 부족’을 꼽았다. 제주 골프장들은 몇 곳을 제외하고는 특히 신설골프장들은 전부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다.
고품격을 지향, 회원권 가치를 올리려는 골프장들의 영업전략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반 골퍼들에겐 부킹이 ‘하늘에 별 따기’이고, 골프 관광객도 주말에 편중되는 문제를 낳고 있다.
고 대표는 “부킹난 때문에 손님의 70~80%를 놓치고 있는 실정”이라며 “골프장들이 제주관광을 위하는 대국적 견지에서 주중 1회만이라도 돌아가면서 일반 골퍼들에게 골프장을 개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제주에서 골프를 즐기는 데 기본이 되는 왕복항공료, 숙박료 등 추가비용이 크게 상승한 것도 제주 골프관광의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고 대표에 따르면 제주의 1박2일(주말) 기준 골프패키지(그린피+항공+숙박) 요금은 최저 60만원에서 100만원선. 이는 캐디피(7만원)와 카드비(6만원)은 제외한 가격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칭다오(靑島)의 경우 이를 포함, 석식까지 제공받으면서 69만원이면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2박3일 기준으로 중국 하문은 69만원, 일본도 79만9천원짜리 상품을 내놓고 있다. 제주골프관광 가격경쟁력의 현주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인 것이다.
고 대표는 “최근 제주에서 열린 나인브릿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등 굵직굵직한 국제대회가 골프관광지로서의 제주 이미지를 높일지는 모르지만 이를 골프 관광객 증가로 연결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제주의 골프 가격경쟁력을 국내를 넘어 국제 차원에서 생각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도관광협회가 추진했던 그랜드세일(Grand Sale)을 일상화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고 대표는 주문했다.
이와 함께 항공권 예약의 원활화와 골프고객들이 남은 시간을 활용해 돈을 쓸 수 있는 위락시설 등의 확충도 골프관광객 유치에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