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델픽대회, 신종플루로 진퇴양난
[사설] 델픽대회, 신종플루로 진퇴양난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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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성공개최 바라지만 최악 땐 연기도 고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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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3회 세계 델픽대회가 앞으로 9일 남았다.

오는 9월 9일이면 전 세계 54개국 1500여명의 문화예술인과 도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주시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리게 되는 것이다.

 델픽대회는 고대 그리스의 델피에서 열리다 중단됐었는데 근년에 이르러 다시 부활된 세계인들의 문화 예술 큰 잔치다.

델픽대회는 이렇듯 그 역사성과 문화-예술성으로 인해 ‘문화올림픽’이란 별칭으로 불리면서 지구촌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주 세계델픽대회 조직위원회는 그동안 예산 문제 등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이를 잘 극복, 성공적인 행사준비를 사실상 마무리해 놓은 상태다.

 이번 대회를 위해 조직위원회는그리스 델피 현지 아폴론 신전 카스탈리아의 샘에서  이미 성수(聖水)를 채수, 서울에 입경(入京)해 있으며, 내일부터는 3일간 전국5개 시도를 순회하게 된다.

그리고 9월3일 오후 5시 드디어 제주로 봉송된다. 이제 남아 있는 것은 개막식에 이은 차질 없는 행사 일정 소화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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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설마 했던 복병이 나타나 델픽대회를 괴롭히고 있다.

지난 12일 개막된 국제관악제 때 뜬금없이 나타나 행사를 망쳐 놓았던 신종플루 말이다.

관악제에 참여했던 국내외 관계자 28명이 확진환자로 판명됐는데 오죽했으면 다급히 일부 행사와 폐회식을 취소했겠는가.

 델픽대회 조직위라고 해서 불청객(不請客) 신종플루로 인한 고심(苦心)이 없을 수 없을 줄 안다.

행사 개막을 눈앞에 두고 연기하는 것도 그렇고, 강행하는 것 또한 그렇다.

 문제는 제주도내 모든 당국자와 의료관계자, 도민들까지도 힘을 합쳐 이 불청객 신종플루를 어느정도까지 억누를 수 있느냐가 관건인 듯하다.
 
관악제 때처럼 며칠 사이에 28명이나 무더기로 발병하는 사태가 벌어지거나 불과 두달여만에 확진환자가 70명을 넘어서는 등 기세가 꺾이지 않는다면 델픽대회 조직위 쪽에서도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 성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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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조직위는 아직까지 전혀 대회취소나 연기를 고려하거나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그럴 것이다.

우리 또한 가능하면 델픽대회가 아무 탈 없이 치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며, 아울러 성공대회가 되기를 기대한다.

 아니 이것은 우리만이 아니라 모든 제주도민과 국민들의 바람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켠이 개운치 않은 것은 신종풀루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전염성이 워낙 강한데다 전 지구촌이 이 불청객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제주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9개국밖에 참여하지 않은 국제관악제 기간에도 28명의 확진환자가 나타났는데 델픽대회에는 그 6배가 되는 세계 54개국에서 모여든다.

그 뿐만 아니라 제주도내에서는 불과 2개월여만에 총 70명이 넘는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참으로 ‘신종’의 기세가 등등하다. 델픽대회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28일 제주도의회 복지안전위원회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된 모양이다.

“델픽대회를 전면 취소하는 문제에 대해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델픽대회야말로 개막을 코앞에 두고 진퇴양난(進退兩難)이다.

조직위는 예정대로 진행하는 것을 우선순위에 두되 상황을 면밀히 분석함과 동시에 예리한 판단력을 동원, 연기나 취소하는 문제도 염두에 둘만 하다.

 그리고 제주도의 현 실정을 사전에 참가국들과 협의하는 문제도 검토해 볼만 할 것이다.

‘신종’은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지구적 문제이기 때문에 정보를 참가국들에게 100% 제공하더라도 불명예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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