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산남 지역인 표선·남원 일부 지역의 강풍 피해 복구 작업에 동참 했다. 바람이 불던 다음 날이다. 기상청 발표는 풍속 20미터에 강수량 100미리 내외 방송으로 봐서는 대수롭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대충 작업복을 갈아입고 내심 어느 정도는 마을에서 복구 할 것이지 하는 생각이었다.
현장까지 50여분 버스를 타고 가면서 걱정은 하면서도 설마 했다, 이러 저러한 생각에 마을에 도착을 했지만 마을은 조용했고 전형적인 농촌 풍경과 감귤 밭 감귤 나무들은 계절이 계절인 만치 푸름이 더할 따름이었다.
막상 피해 현장에 도착하고 차에서 내리는 순간 참담하기만 했다. 이럴 수가 피해를 입지 않은 감귤, 참다래 밭과 상반된 대조적인 모습에 충격이었다. 풍속 20미터의 강풍피해라고 믿기지 않은 전쟁터 였다. 일부분의 피해는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았다.
한 두 사람의 힘으로는 끄덕도 않을 철골 기기 들이 다쓰러진 비닐하우스 위 여기 저기 걸려 있는가 하면 이웃 밭에 내동댕이 쳐졌고 아름드리 나무는 밑둥으로 꺾이거나 견디다 못해 뿌리채 뽑혔고 건축물은 포크레인으로 진 눌린 압축을 연상케 했다, 자연의 재해라고 하기는 믿기지 않은 그저 멍하니 처참한 현장이었다.
어찌된 사연인지 나무 일부는 도깨비 바람이 아니고서야 한 그루의 나무임에도 일부 한쪽만 폭격을 당한 것처럼 가지가 꺾였고 나머지 부분은 나뭇잎 하나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불과 1·2미터도 되지 않은 거리의 비닐하우스나 스티로폼 상자도 아무러치가 않은 기한 피해 현장이었다.
텔레비전에서나 볼 수 있는 풍속 수 백 단위의 토네이도, 허리케인이 아니고 서야 가늠 할 수 없을 정도였다. 바람이 지난자리는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아직까지도 그 피해의 원인과 위력은 알 수 없다.
다행인 것은 인명피해가 없음에 다행이었다. 그렇지만 수확기를 앞둔 농민의 시름은 망연자실 넋을 잃은 모습으로 복구 작업 일손 돕기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에 숙연 할 따름이다.
자식처럼 대를 잇고 키워온 감귤나무의 찢긴 상처는 제 살을 아리는 듯 했고 지주목과 같이 쓰러져 버린 참다래 나무는 탐스럽게 영글어 있는 열매가 땅 바닥에 널려있는 현장을 보며 마음 아파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별것 아닐 것이라고 갑작스레 출동된 일부 공무원들은 출근하면서 입었던 옷을 입고 갔지만 농민의 시름을 보고는 팔을 걷어붙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여름이라 간소 복을 차림의 여직원들도 너나없이 제 일처럼 비지땀을 흘렸고 한두 시간이면 끝날 것이란 생각으로 갔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다. 하루 이틀에 끝날 작업이 아니었다.
점심도 작업현장에서 김밥으로 때우고는 남자들은 제멋대로 얼키설키 쓰러진 하우스 철골물위에서 여자들은 밑에서 아수라장의 잔해들 정리, 잠깐 쉴 여지도 없이 아픈 농민의 마음을 헤아렸다.
이럴 때 일수록 민의를 위해 최선의 다하는 봉사의 노력이야 말로 보람과 긍지를 가져야 할 것이다. 갑작스러운 자연 재해는 언제 어떤 상황에 부딪칠지 모른다.
예전에 없었던 기후변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인가를 곱씹었으면 한다. 세계적인 추세의 저탄소 녹색성장 이번의 피해로 무엇을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인가를 거울삼아야 할 것이다.
앞으로 닥칠 태풍 래습에 철저한 준비와 관심 주위를 돌아 봐야 할 것이다.
강 영 수
제주시 우도면 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