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면동 단위 주부자전거교실 전국 유일...연말까지 200명 배출 예정
자생단체 동아리 구성....무료임대.거치대 확충.무상 점검 수리 저탄소 녹색성장 실천 범동민 자전거타기 연중 프로그램 운영
제주시 이도2동이 녹색성장의 중심인 자전거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 시행해 '자전거 도시'로 변하고 있다.
이도2동은 1만4970세대 4만1700여명이 살고 있고 시청과 정부종합청사 법원 검찰청 등이 소재한 제주시 중심지로 유동인구가 많은 번잡한 곳이다.
이 때문에 차량 운행이 많고 주차난도 심각한 대표적인 상가 밀집지역이다.
이런 이도2동이 자가용 대신 자전거 타기 운동 확산에 선봉이 되고 있다.
특히 주부 자전거 교실 운영, 자전거 무료 임대 시책, 자전거 거치대.보관소 확충, 자전거 무상 점검 수리 봉사 등 저탄소 녹색성장 실천 범동민자전거타기 연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단연 눈길을 끈다.
이런 가운데 주부 자전거교실을 운영함으로써 주부들의 자전거 사랑과 자전거 이용 인구 저변 확대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9월 주민자치프로그램으로 시작, 지금까지 3기에 걸쳐 75명을 배출했다.
현재 4기생 25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올해 말이면 모두 200명의 수료생을 배출할 전망이다.
지역 내 시민공원에서 열리는 자전거교실은 여느 자전거 교실과는 다르게 진행된다.
월요일에 첫 수업으로 동주민센터에서 자전거의 새로운 이해 등 자전거 정책에 대한 이론교육을 우선 받는다.
말 그대로 왜 자전거를 타야 하는가를 교육한다. 단순히 자전거를 타게 하는 교육이 아니라 자전거 이용은 곧 사람의 도시 조성에 견인차 역할을 하고 사람의 도시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이라는 것을 교육하는 것이다.
그런 뒤 자전거 타는 법을 교육하고 마지막에는 자전거를 수리하는 방법까지 교육한다.
교육생인 주부들의 반응은 뜨겁다.
주로 40~50대 여성들이 교육생으로 참여하는데 교육을 받고 난 여성들은 하나같이 "내가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임을 알게 됐다"며 "가족과 함께 자전거를 타는 게 행복이란 것을 새삼 느낀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자전거를 많이 타는 일본이나 유럽 국가들도 남성보다 여성 이용자들이 많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부들 상당수가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는 점을 착안해 가족 전체로 자전거 타기 붐을 확산시키기 위해 자전거주부교실이 시작된 것.
문정수 이도2동주민자치위원장은 "일부 기초자치단체나 자전거 관련 단체에서 자전거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나 읍면동주민센터 단위에서는 이도2동이 유일하다"며 "신청자가 계속 몰리고 있어 내년에도 주민자치 프로그램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도2동은 또 자전거 무료임대 시책을 운영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 5월부터 자전거 10대를 비치해 공짜로 빌려주고 있는데, 하루 평균 5명이 이용하고 있다.
누구나 동주민센터에 가서 신분증을 제시하고 연락처를 남기면 당일 근무시간대에 한해 빌려주고 있다.
녹색교통수단인 자전거 타기 운동을 확산시키고 관광객과 지역민들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5000만원을 들여 초등학교와 동주민센터, 서민 아파트 등 6곳에 자전거 120대를 세울 수 있는 비가림 자전거보관대를 설치했다.
이도2동이 이처럼 자전거에 공을 들이게 된 것은 강철수 동장의 직전 보직이 시청 자전거 정책 부서인 환경관리과 과장이었기 때문.
'자전거 과장'에서 '자전거 동장'으로 애칭이 바뀌었다.
강철수 동장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자가용 타기를 줄이고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 타기 운동을 확산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체계적으로 정책을 실행하지 못했다"며 "자전거 타기 운동이 이제 1년 밖에 안됐지만 이도2동에서 시작한 '자전거 붐'이 제주도 전역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반응도 좋다.
새마을단체 회원과 통장 등 75명이 솔선수범을 위해 자전거 타기 동아리 발대식을 가진데 이어 청년회도 이달 중순께 동참할 예정이다.
이들은 주민센터를 찾을 때면 반드시 자전거를 이용하고 동민들에게 자전거 타기 생활화를 권하고 있다.
지난 8일 통장협의회는 발대식을 갖고 자전거 타기 실천을 결의했다.
자전거 무상점검과 수리 봉사도 펼치고 있다.
제주수눌음지역자활센터 자전거 수리봉사팀의 협조로 아파트 단지를 돌며 무상으로 자전거를 점검하고 고쳐주고 있다.
지난 7월21일부터 이달 초까지 관내 10개 아파트와 동주민센터에서 500여대를 고쳐줬다.
특히 오랫동안 자전거보관대에 방치되거나 버려진 폐자전거를 새 것이나 마찬가지로 수리해 주부자전거교실 실습용과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지원하고 있다.
자전거 타기 운동에 공무원들이 빠질 수 없다.
이도2동 직원 10명은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1, 15일과 매주 수요일을 자전거 타는 날로 정해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가까운 거리에 출장갈 때도 자전거를 이용한다.
이를 위해 청사 내에 냉온수 샤워실을 설치하고 자전거보관대도 갖췄다.
강철수 동장은 "제주의 청정 생태자연환경을 지켜나가고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자동차 대기 배출가스를 줄여나가는 데 모든 동민이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길이 '자전거 타기'임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참여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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