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눈요기(a joy for one's eyes)
[세평시평] 눈요기(a joy for one's eyes)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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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정의 단편 ‘소낙비’에서, 비에 젖은 주인공 춘호의 처에 대한 묘사다.

 ‘나뭇잎에서 빗방울은 뚝뚝 떨어지며 그의 뺨을 흘러 젓 가슴으로 스며든다. 바람은 지날 적마다 냉기와 함께 굵은 빗발을 몸에 들여 친다.

비에 쪼르륵 젖은 치마가 몸에 찰싹 감기어 허리로, 궁둥이로, 다리로, 살의 윤곽이 그대로 비쳐 올랐다.

소낙비 소설배경이지만 이 주인공의 젊은 몸매에 눈요기 절제를 못하고 이 주사가 겁탈한다. 1930년대 우리나라 농촌의 모습과 그 당시서민들의 인간애와 애수를 짐작 할 수 있다.

지금의 눈요기의 컨텐츠(content)는 격세지감이다.

금년에 미국의 코미디 드라마‘럭키 원(the lucky one)' <니콜라스 스파르크스 작, 김진주 역>에서 여성에 대한 눈요기 묘사다.

“한 남자는 그녀의 엉덩이를 훔쳐보면서, 해변을 향한 그녀를 따라 갔다. 상당히 즐거운 눈 요기였다.......... 당혹한 그녀들의 눈빛은 유순해져서 처분만을 기다리는 듯 했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심리를 잘 알고 있었다.

그 여자는 노출된 몸을 덤덤한 척 하면서 흥미로운 시선들을 애써 숨기는 대신 웃었다.

 이정도 쯤이야 뭐? 대수냐는 하는 생각이다. 자기에게는 별일 아닌 듯 하고 있는 것이다. “ 물론 소설묘사지만 앞‘소낙비’에서 여자의 아름다움과 ‘럭키 원’에서 노출여성의 생각은 천지개벽적인 변화다.

장맛비로 점점 더워지는 요즘이다. 성숙한 여인들의 몸매노출 시즌이다.

 과시하는 여성 몸맵시에 대한 남자들이 눈요기는 생기 있는 삶의 풍경일 수 있다.

싱싱함과 힘찬 생기들의 끈끈하게 엉켜 삶의 진함이 강열하게 배어 있는 여름날, 노출된 여성들의 아름다움은 시간과 공간에 구애(拘?)됨 없이 남성들의 시장기를 요기(療飢)시킨다.

여성은 남성들의 시장기를 요기시키는 것 뿐 아니라, 삶의 문화를 만들고 지탱하며 삶에 생기를 만든다고 세계의 문호들은 말해오고 있다.

세계의 문호 톨스토이는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자연은 여성이라고 했다.

여성은 세계라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상당한 호색가였다고 전해진다. 내적인 세계를 표현하는 대화가인 맥심 고르키가 톨스토이를 방문하여 며칠 묵고 있는 동안 톨스토이와 산책 하게 되었다.

산책도중 야스야나 포라나 공원 벤취에 앉아 있던 톨스토이는 고르키에게 물었다. “러시아의 문화를 만들고 지탱해온 것이 뭣 인줄 아는가? 모른다고 대답하자, 톨스토이는 고르키의 옆구리를 꾹 찌르면서 공원에서 청소하는 젊은 여자의 허리를 가리켰다.

“저 허리에 모든 게 다 들어 있어, 러시아의 문화도, 문화의 지탱도 다 저 허리에서 나온 거야”하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sex essay mask festival>

말하자면 여성의 아름다움에서 세상의 뿌리가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여성의 아름다움은 동서양의 문화에서 현실적으로 인정(coming out)하고 있다.

그렇다면 성숙한 여름여성들의 수줍은 몸매노출은 남성들의 삶에 싱싱한 생기를 만드는 에너지원이다. 남정네들의 눈요기 필요성은 여기에 있다.

여성의 미는 남자를 지배한다. 남자를 움직이는 여성의 미 기준은 세상살이 만큼이나 정답은 다 다르지만, 꼭 답을 찾으라면 .... 겸비된 아름다움이다.

수줍음과 노출이 겸비되고, 우아함과 요염함이 겸비되고, 지성과 인성이 겸비되었을 때 암컷으로서 초연한 아름다운 진가를 발휘한다고 말한다면 동의 안하는 분도 많을 것이다.

수컷들은 암컷들의 노출된 아름다움에 왠지 모를 흥분 감을 느끼며 자기 속에 있는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수치심을 느끼며, 보고 싶은 충동을 자제한다고 한다.

이런 수치심을 프랑스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이러한 타자 화 된 자신의 시선을 “응시(regard)라고 했다.

이 응시의 시선은 실은 자신의 만들어 내는 다른 사람의 시선의 되어 여자 앞에서 수줍음을 타는 것이라고 한다.

수컷은 암컷 앞에서 수줍어서 힘들고, 암컷의 미에 대한 반응을 자제하자니 힘들고 이래저래 수컷은 암컷의 들러리 생명인지도 모른다는 망상을 해본다.

김  찬  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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