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시평] 환태평양평화공원
[세평시평] 환태평양평화공원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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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의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지역통합을 이룬 것은 유럽연합이다.

유럽은 성공적인 통합을 이루면서 역내 국가에서의 갈등을 크게 완화시켰다.

제2차 세계대전 후 1950년 프랑스의 로베르 슈만(Robert Schuman) 외무장관과 독일의 콘라드 아데나워(Konrad Adenauer) 총리는 유럽석탄철강공동체에 대한 구상을 발표하였다.

독일의 재무장을 방지하기 위하여 군수물자의 기본이 되는 석탄과 철강을 공동관리하면서 서로 간의 불필요한 의심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런 조치가 발전하여 2007년을 기준으로 유럽 27 개국이 합류한 유럽연합으로 성장하였다.

 아시아에서도 이런 기구가 생길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그러나 넘어야할 산이 많다고 봐야할 것이다.

아시아공동체 건설을 위해서는 아시아 국가 간의 적대감과 불신을 해소하여야 하는데 정치적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전망이 밝지 않다.

우선은 정치적 역사적 측면에서보다는 문화적 우호교류 차원에서 먼저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본부를 둔 비영리기관인 환태평양 평화공원 재단(Pacific Rim Park)이 제주도에 여섯 번째 환태평양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환태평양공원은 태평양에 접한 국가에 공원을 건립하여 진주목걸이처럼 연결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모든 공원들의 공공장소에 터치스크린 방식의 정보전달 시스템인 컴퓨터키오스크를 설치하여 전자적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모든 공원은 컴퓨터 단말기와 카메라를 갖추고 러시아 공원 방문자가 미국이나 멕시코 또는 중국공원의 방문자와 이야기하거나 문자를 보낼 수 있게 하고 번역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게 하려하고 있다. 

환태평양공원프로젝트는 1994년 5월 러시아의 황폐한 해안에서 시작되었는데 블라디보스토크는 1991년까지 외국인에게 폐쇄되어 있었다.

냉전이 해소되면서 블라디보스토크는 샌디에이고의 자매도시가 되었고 제임스 허벨(James Hubbell)과 밀렌코 마타노빅(Milenko Matanovic)이 미국과 러시아, 멕시코에서 온 학생들을 이끌고 공동작업으로 최초의 환태평양공원을 블라디보스토크에 조성하였다.

학생들이 같이 작업하면서 서로 다른 문화적 정체성을 이해하게 되었고 태평양문화 공유와 그들의 우정을 상징화하는 디자인으로 공원을 만들 수 있었다.

미래는 젊은 세대들에게 달려 있으므로 젊은 세대들이 서로 이해하고 화합하는 것은 지역의 공동체형성이나 평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공원조성은 재단의 건축가와 예술가가 기획과 시공을 하지만 태평양지역 대학생봉사팀이 함께 시공을 한다.

이런 방식으로 두 번째 공원은 1998년 미국 샌디에이고에, 세 번째 공원은 2001년 중국 옌타이(煙臺)에, 네 번째 공원은 2004년 멕시코 티주아나에 조성하였다. 다섯 번째 공원은 올해 필리핀 팔라완 섬에 조성할 계획이다.

새로이 부상하는 환태평양공동체의 일원이라는 의미를 되새기고 새로운 관계와 문화의 가교로서 환태평양의 시민이 되자는 취지로 조성되는 환태평양공원의 여섯 번째 공원이 2010년에 제주도에 조성되면 ‘세계평화의 섬’으로서의 제주 이미지에 걸맞은 평화공원이 될 것이다.

 제주도는 환태평양공원부지로 태평양이 바라다 보이는 서귀포시 송악산 인근의 부지를 제공키로 하였다.

 30일 간의 공원조성계획표에 맞추어 여러 국가에서 온 학생들이 언어 문화적 차이를 초월하여 공감대를 형성한 디자인으로 만들어질 여섯 번째의 환태평양공원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러한 민간의 노력이 모여서 정치적 통합을 이끌어 내는 계기를 만들지도 모른다.

 유럽대륙의 평화가 아시아대륙으로 다가오기를 빈다.
 
강 병 철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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