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읍 소재 속칭 ‘알뜨르 비행장’은 일제 강점기에 사실상 반강제적으로 몰수당한 이 지역 주민들의 토지나 다름없다. 따라서 이곳 200만㎡나 되는 대단위 농지는 비록 국방부 소유로 돼 있지만 따지고 보면 지역주민들의 생활터전인 것이다.
따라서 이 땅은 광복 후 마땅히 지역 주민들에게 환원됐어야 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국방부가 소유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고작 대리 경작하는 신세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 땅을 지역주민이나 지역에 돌려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었지만 매번 허사로 끝났다.
그런데 최근 제주도가 이 땅을 무상으로 넘겨받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받아 이곳에 제주평화 대공원을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이곳 ‘알뜨르 비행장’에는 일제가 구축해 놓은 대공포 진지, 격납고, 지하벙커와 우리 현대사의 최대 비극인 ‘4.3 집단 학살터’ 등 의미 있는 전적.유적지들이 널려 있다.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평화 테마 공원으로 조성하고 역사 관광지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도 당국의 계획이다.
국방부도 해군기지 건설 조건으로 이곳을 제주도에 무상양여 하겠다고 약속했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와 협약까지 체결했었다.
그렇다면 국방부는 지역발전과 제주평화의 상징을 위해서도 ‘알뜨르 비행장’의 양여를 위한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다.
국방부가 국유재산법 등 법적 제약 운운하며 뒷걸을 치는 것은 도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것이며 해군탐색 본부나 공군기지 건설 등 또 다른 꿍꿍이속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살 뿐이다. 국방부는 ‘알뜨르 비행장’ 양여와 관련한 법적 절차를 빨리 밟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민 신뢰를 위해서도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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