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을 공무로 여러 번 다녀왔다. 퇴직하고 친척의 초청으로 유명지유람 경험이 있다.
금년엔 북해도를 여행할 기회를 가졌다.
이곳은 70연대 제주개발의 모델로 여겼던 곳이다. 한국의 83%에 해당하는 면적을 가진 일본의 북쪽에 소재한 섬이다.
원주민아이누 족이 2만여 명이라는데 민족박물관에서 보았다.
그들은 고난을 겪고 지금은 소외계층으로 전락하였다. 북해도엔 대설산을 비롯한 산야와 넓은 평야를 보면서 잠재력이 크다는 인상을 받았다.
축산과 농·수산업, 관광의 주력이다. 질 좋은 산림, 목축에 쌀과 과일, 야채, 잡곡생산의 주산지다.
위치는 북위 41°로 제주보다 해가 짧고, 조금 추울 정도다.
섬 중심에는 넓은 호수가 있고, 온천과 목장, 자원을 이용한 목각공예, 유리제품, 맥주, 제과, 종이제조 등 토산품생산이 유명하다.
곳곳에 활화산이 있고, 유황온천에는 관광객이 붐볐다.
주민은 기초질서에 충실하고 인사성과 친절, 청결의식이 부러울 정도로 높다.
구 북해도청사는 박물관으로 개방하였다.
북해도개발청은 2001년 교통건설성으로 흡수되었다.
면적에 비해 인구가 560만 정도 밖에 안 되고, 아이누 족과 함께 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말 공원에 가서 'Only 北海道'란 표어를 보고, 제주도의 'Only Jeju‘란 표어를 연상했다.
여기서 제주도기(道旗)의 표면중심에 영문으로 ’Jeju‘ 아래에 ’특별자치도‘ 란 문자를 병기한 것에 의견이 나왔다.
국기에 글자가 새겨있는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외국어로 표기한 것은 잘못이란 의견이 나왔다.
각설하고 일본은 세계제일의 장수 국이다. 100세 이상 노인이 3만 명을 넘는다고 한다.
‘100세 시대’를 피부로 느끼게 한다. 장수의 원인 은 세계제일의 청결의 실천에서 찾아보았다.
손발 씻기와 화장실을 비롯하여, 모욕, 주방문화(행주의 멸균, 청결 등), 상하수도, 하천정비 등이다. 늙은이들이 준비된 노후로 식도락과 온천욕을 즐기고 있다.
옛날의 소식습관이 바뀌어 잘 먹고, 약과 의료관리를 잘하니 장수한다는 것이다.
병도 잘 안 나서 시골병원은 불황이고, 의사들이 떠나고, 의사의 인기도 한국과는 딴 판이다.
아침에 공원을 가보니 보건체조는 하는데 우리 같이 운동기구가 없었다.
한국이 생활체육이 이들보다 앞서고 있어 청결수준만 높이면 일본인 보다 더 장수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자치단체는 개혁바람이 불고 있다. 형식적인 자치에서 벗어나자는 의식이다.
39세의 오사카부지사를 비롯하여, 요코스카시장은 33세다. 금년에 30대가 4명이나 단체장에 당선되었다고 한다.
전통적인 오야봉의식이 사라지고, 젊은이라야 변한다는 생각이 팽배하다고 한다.
대판부지사 ‘하시모도’는 공무원개혁이 힘들다며 ‘오사카유신’을 내 걸고 있다.
5조앤 지방부채대책으로 본인의 보수 30%, 하위직은 최대 16%까지 깎았다. 지방의 자율성제고에 심혈을 기우리고 있다.
북해도에서 라면 한 그릇에 700앵이었다. 우리 돈으론 만원 꼴로 비싸다.
다른 물가도 그러했다. 일본은 장기간 화패가치가 불변이고, 저축이자가 제로다.
그러니 점점 높았던 저축의식도 줄고, 정부와 자치단체가 빚이 많아 조직축소와 정원을 줄이고 있다.
일본인의 단점이라면 융통성의 부족이다.
호텔에서도 물을 사 먹어야하고, 모자란 부식도 돈을 내야 한다. 무론 물자를 절약하고, 쓰레기를 줄이는데 기여한다고 본다.
본받을 장점은 정직성, 공중도덕성이다.
필자는 이런 미풍이 제주에 전수되고, 지역장점을 살린다면 제주의 경쟁력이 충분히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정역점시책이 독자성을 갖추어 제대로 구현되고, 제주의 어머니티‘(Amenity)를 살려 좋은 마을 만들기에 새롭게 재창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연유산답사체계, 숲길과 올레길, 여기에 도민의 창조적인 단합이란 자각운동이다.
한라산과 4면의 바다를 이용, 녹색산업을 효과적으로 개발하고, 활용하는 자생력을 키우는 일도 큰 과제다.
일본은 명품 일촌일품운동에 성공한 나라다. 우리도 그런 선택을 하여 집중적으로 개발하자는 것이다.
일본은 한국을 보고 선진체제구축과 초 고령사회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상대적 빈곤감으로 사회갈등이 심화되고, 평생직장이 무너지는 과정이다.
노인연금시스템(일본 기업연금실천 등)보완도 시급하다. 우리의 정책이나 의식의 장단점을 냉정히 분석하고, 과감히 개혁하는 노력이다. 잘 사는 나라는 변하고 있다.
우리도 변해야 잘살 수 있다.
김 계 홍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