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남 칼럼] “차라리 국회 해산하라”
[김덕남 칼럼] “차라리 국회 해산하라”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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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조롱거리 된 국회

 국해의원(國害議員). 국회의원의 다른 이름이다. 인터넷 명명(命名)이 그렇다.

국익보다는 국가와 민족에게 해(害)를 끼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불법과 폭력과 해악만 일삼는 ‘공공의 적’이라는 욕설도 따라 다닌다.

 지난 22일 미디어 관계법 표결을 둘러싼 난장판 국회를 보았던 사람들은 더 심한 욕도 서슴지 않았다.

 국민의 공분(公憤)을 샀던 이번 국회 난투극은 외신의 조롱거리이기도 했다.

‘미친 고릴라  처럼 싸우는 정치인’, ‘한국정치가 레슬링 경기장으로 변하다’, ‘TV 만화극’ 등등 한국 국회에서의 몸싸움을 전하는 외신의 표현은 시니컬했다.

 동료의원들의 어깨를 뜀틀 삼아 밟고 날쌘 돌이처럼 의장석을 향해 점프했다가 추락하는 동영상을 보며 미국 NBC방송 남자 앵커는 웃음을 터뜨렸다는 보도도 있었다.

 ‘만화 같은 한국 국회’가 세계적 웃음거리로 국위선양(?)을 한 셈이다.

그러니 국회의원들을 보는 국민의 눈이 좋을 리 없다. 그래서 국민들이 평가하는 신용불량 1순위와 퇴출 1순위가 바로 국회요 국회의원이다.

그러면서 신뢰도는 꼴찌를 고수하고 있다.

오죽해야 “차라리 국회를 해산하고 해체하자”는 막말까지 나오겠는가.  

자존심 없이 꼭두각시 전락

 국회의 신뢰도 상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결과 국민의 신뢰도가 가장 낮은 기관이 국회였다.

의정활동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60.5%였다. 긍정 평가(4.0%)의 15배나 높은 응답이다.
 올해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의 신뢰도 조사에서도 국회는 조사대상 11개 기관 중 한참 처진 꼴찌였다. 국회의원들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인내심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이다.

 그러기에 국회 내 불법 점거 및 폭력 등 의원들의 불법 행위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강경했다. 설문조사 응답자의 49.3%가 “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했다.

 22.9%는 형사 입건 후 처벌해야 한다는 쪽이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입만 열면 “국민을 위한다”는 거짓말이다. 끼리끼리 모였다 하면 욕지거리와 멱살잡이와 폭력이다.

 조폭에게도 조직적이기는 하지만 자존심과 양심은 있다.

주먹을 쓰는 데도 때와 장소를 가린다. 자기들 영역에서는 가급적 폭력을 절제한다.

 그러나 국회의원들은 자존심도 없다. 양심은 이미 쓰레기통에 던져 버렸다. 체면치레는 사치일 뿐이다.

 밖에서는 비교적 점잖고 괜찮은 사람으로 평가받는 사람도 국회에만 들어오면 금세 더러워진다.

입이 더럽고 행동거지가 객차반이다. 잘도 쉽고 빠르게 조직의 꼭두각시가 되기 일쑤다.

끝없이 타락하는 정치현실

 최근 국회나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는 최악 상태다.

물론 역사가 전하는 최선의 정치가는 없었다. 차선도 고르기 힘들다. 차악이 있을 뿐이다.

 18세기 프랑스 정치가 클레망소의 비유는 그래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지금까지 본 정치가 중 누가 최악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 이었다. “아직까지 최악의 정치가를 찾지 못했다”고 그는 대답했다.

“왜냐하면 이 사람이 최악이로 생각하면 곧 그보다 더 악한 정치가가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갈수록 타락하는 정치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었다.

끝 간 데 없이 타락하는 우리 정치 현실을 미리 예고했던 것이 아닐까. 그래서 부끄럽다. 참담하기 그지없다.

국익을 위한 정치는 실종 된지 오래다. 얼치기와 짝퉁만이 판을 치고 있다.

 연간 국회의원 한 사람에게 들어가는 국민 세금은 4억4508만원이다.

이것저것 직간접 비용을 감안하면  의원 1인당 소요되는 국가 예산은 한 해 20억원이 된다는 계산도 있다. ‘돈 먹는 하마‘나 다름없다.

하는 일 없이 맨 날 싸움질로 지새는 국회의원에 의해 낭비되는 국민 혈세(血稅)다.

 그래도 그냥 보고만 있을 것인가. 직무유기 국회의원들을 국회의사당에서 추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민적 자각운동이 필요한 때다.

김  덕  남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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