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사의 공기를 정화해주면 돼지가 사료를 적게 먹으면서도 체중은 빨리 불어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한양대,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양돈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돼지소모성질환을 줄이기 위해 지난해 9월 제주출장소 돈사에 공기정화기를 설치한 결과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23일 밝혔다.
축산과학원 등은 돈사내 벽걸이형 에어컨에 부유먼지를 제거하기 위한 전기집진기를 설치한 뒤 돼지 20마리를 6개월간 기르며 정화기를 설치하지 않은 돈사와 비교 분석을 실시했다.
실험결과 정화기 설치 돈사에서는 미세먼지가 뚜렷이 감소했고, 부유세균과 부유진균이 초기 농도에 비해 20% 가량 줄었다.
또한 사료요구율은 실험 돈사에서 4~15%의 사료가 절약됐으며 효과는 사육일수가 늘어나면 더욱 높아져 돈사환경 개선이 돼지생산성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실험 돈사의 돼지는 사료를 적게 섭취했음에도 6개월 후 평균 체중이 102.4㎏까지 늘어, 일반 돈사의 돼지 평균 체중(92.4㎏)보다 10㎏이 더 나갔다. 이에 따른 돼지 경매가격은 실험돈사는 마리당 36만6000원, 일반 돈사는 33만2000원으로 실험 돈사의 돼지가 마리당 평균 3만4000원 높은 것으로 산출됐다.
또 실험돈사의 돼지 행동지수와 생리적인 반응도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단 돼지의 폐사율과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량은 뚜렷한 차지가 없었다.
축산과학원 제주출장소 고문석 연구관은 “20두만을 가지고 표본조사를 벌인 것이어서 일률적인 적용은 다소 무리가 있지만 1000두 규모를 사육하는 양돈농가가 공기정화기를 설치할 경구, 연간 5000만원의 조수입을 더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