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돈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 살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나 다름없다. 제주도 교육청이 도의회 예산 결산위원회에 제출한 2008회계연도 결산 자료를 봐서는 그렇다.
특별회계 예산 6829억8800만원 중 불용액이 6.2%인 428억3400만원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재정운용을 잘못한 것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예산을 아끼고 아껴, 쓸 곳에 쓰면서 428억원을 남긴 것이라면 열 번 칭찬해도 모자라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써야 할 곳에는 쓰지 않고 이 때문에 계획했던 사업을 추진하지 못했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이번 특별회계 세출 결산에서 불용액이 늘어난 것은 예산 절감으로 남아돈 돈이 아니다.
예산 편성 당시 이러이러한 사업에 쓰겠다고 예산을 확보해놓고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면밀한 검토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사업계획을 짜고 예산을 편성한 것이 아니라면 그만큼 사업집행 능력을 잃어버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집행 가능한 사업계획을 짜서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확보한 예산을 계획에 맞게 집행하는 능력 역시 중요할 수밖에 없다.
교육비 특별회계 중 이처럼 불용액이 많다는 것은 바로 예산 사업계획과 집행의 괴리현상을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번 불용예산을 실재 필요한 새로운 투자재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남는 돈이니 아무렇게나 쓰자는 것이 아니다.
써야 할 곳을 찾아 제대로 예산을 집행하자는 것이다. 교육당국의 각성을 촉구하는 바이다.
저작권자 © 제주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