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의 즐겨 썼던 말로 농업은 하늘아래 사람들의 살아가는 큰 근본이라는 말이다.
즉 농업의 주된 산업이었던 시절의 애기다.
요즘은 어디 그런가 단지 듣기 좋은 소리로 위안을 삼을 뿐이다.
오늘날 우리 농촌의 현실은 말이 아니다. 지난 6월 16일부터 7월 7일까지 우리 조합에서는 맥주맥 38천여 포대를 수매했다.
우리 조합에서 가장 맥주맥 재배를 많이 하는 지역(제주시농협 서부지점) 에 근무하면서 재배농가들의 심정을 헤아려 보는 마음에서 느낀점을 드리고자 한다.
맥주보리 1,000평을 재배했을 경우 수확량 35포(40kg), 금액으로 환산하면 조수입 1,154,650원(2등기준)이다.
경영비 종자대 34,810원, 로타리 작업비 60,000원, 비료대 211,400원, 농약대 108,000원, 콤바인 이용료 250,000원 건조장 이용료 140,000원
자기토지에, 자가 노력비 제외한 경영비가 804,000원, 순수입 환산하면 350,440원. 당 해년 11월에 파종해서 이듬해 5월에 수확 7개월 만에 벌어들이는 농가소득이다.
요즘 희망근로자 11일에 해당하는 액수이다.
실제로 농촌의 현실(특히 미맥 중심을 하는 농가)은 암울하기만 하다. 뭐하나 기대를 걸만 한게 없다.
맥주맥 정부 수매 방침이 해마다 수매량 감축과 수매가를 인하한다고 한다.
수매량 09년산 10% 감축(62천톤), 10년산 20%감축(50천톤), 11년산20%감축(40천톤) 수매가 09년산 6%인하(34,810원/40kg) 10년산 6%인하 32,720원, 11년산 10%인하 29,450원 그것도 2012년부터는 정부에서 수매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지금 농촌은 노인네들만이 농촌을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수십 년간 특별한 기술 없이 농사를 천직으로 알고 그저 말없이 정부방침대로 농사에만 전념해 왔기 때문에, 가격이 내려간다고 해서 경작지를 놀릴 수 없고, 당장 다른 작목으로 전환하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비록 고령이 나이지만 움직일 수 있을 때 까지는 일을 해야 산다.
고로 정부에서는 농촌에서 살아가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파악하여 농업인의 시름을 덜어주는 차원에서 매주맥 수매 가격을 인상은 하지 못할망정 수매량 감축과 수매가 인하는 하지 말아야 한다.
농촌은 국민의 고향이다. 복지농촌, 풍요로운 농촌, “農”자를 달고 일하는 사람이 제 몫을 하고, 제대로 대접받는 농업, 농촌이 우리가 바라는 것이다.
농업 종사자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이 농업을 더 이해하고, 농촌을 더 아끼게 되기를 바란다.
이 도 일
제주시농협 서부지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