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학교폭력 예방, 가정교육이 중요
[데스크 칼럼] 학교폭력 예방, 가정교육이 중요
  • 한경훈 기자
  • 승인 2009.07.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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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2007년 국가청소년위원회의 ‘청소년 유해 환경 접촉 종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년 동안 급우 또는 또래에게 폭력 피해를 당한 중·고등학생은 10명 중 2명으로 나타났다.

중고생의 20%가 교육현장에서 욕설·협박, 금품 갈취, 폭행, 집단 따돌림 등으로 시달리고 있다는 말이다.
제주지방경찰청이 지난 3월16일부터 3개월 간 학교폭력 자진신고 및 피해신고를 운영한 결과 자진 신고한 가해학생 15명과 피해 학생이 신고한 가해학생 117명 등 모두 132명이 검거된 바도 있다.

학교폭력은 피해학생에게 학교를 가기 싫은 곳으로 만드는 등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혀 ‘인격적 살인’이라고까지 얘기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대책으로 일선학교에서의 관련교육 강화, 배움터지킴이 현장 배치, 시민단체와 연계한 학교폭력 예방 및 근절 활동 등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이에 더해 학교폭력 감시를 위한 CCTV 설치 크게 늘리고 있다. 도내 학교 주변에 설치된 CCTV 2005년 28대에서 지난해 424대로 3년 새 15배나 증가했다.

이처럼 교육기관은 물론 행정, 시민단체 등 민·관이 첨단장비까지 동원해 전방위적으로 학교폭력에 대처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일탈행동 많은 경우 가정이 원인

이의 가장 큰 원인은 가정, 즉 부모들이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본다.
청소년들의 비행·일탈행동은 많은 경우 그들이 속한 가정에서 비롯된다. 부모의 원만하지 못한 가정생활이나 자녀들에 대한 사랑 결핍이 학교폭력에 결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아이들은 어른 흉내를 내며 큰다”는 말처럼 아이들의 성격은 학교보다는 가정에서 더 큰 부분이 형성된다.
그런데도 대개의 부모들은 학교교육이 자녀들의 인격의 성숙과 발전을 모두 담당할 것으로 착각하고 있다.
물론 학교교육과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일은 중요하지만 더 근본적인 교육의 모범은 가정생활 속에서 터득된다는 사실을 학부모들은 알아야 한다.

부모들이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자녀들에게 적극적으로 각인시킬 때 학교폭력은 대폭적으로 줄 것이다. 자기 자식 귀한 만치 남의 자식도 귀한 줄 알고 아이들이 학교폭력에 가담하는 일이 없도록 적극 교육해야 한다.

또 자신의 자녀가 학교폭력의 피해와 관계없다고 방관해서도 안 된다. 피해 학생을 보면 돕거나 주변에 알리도록 자녀에게 가르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밥상머리교육’ 전통 살려야

과거 우리 조상들은 ‘밥상머리 교육’을 중시했다. 그것은 가정교육의 시작이었다. 밥상머리 교육은 가족들이 함께 식사를 하며 웃어른들이 자녀들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지적해 주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일깨워주는 자연스러운 생활교육이자 인성교육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우리 사회에서 ‘밥상머리 교육·가정교육이 사라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자녀를 적게 낳고 핵가족화 된 데다 부모들이 직장일로 바쁘다 보니 빚어진 현상일 것이다.

그러나 많은 돈을 들여 사교육을 하면서 밥상머리 교육의 기회를 포기하는 것은 정작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성해 볼 일이다.

세상은 더불어 살 때 아름다운 것이다. 자녀들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말라”는 말만이라도 하자. 그러면 학교폭력 예방에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한  경  훈
교육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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