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주도 빚 7000억, 걱정 된다
[사설] 제주도 빚 7000억, 걱정 된다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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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말로 제주도 지방채가 7000억 원을 넘어설 것 같다니 매우 걱정이다. 이렇게 되면 제주도 역사상 최고의 빚을 짊어지는 셈이다.
지금까지 제주도 채무가 가장 많았던 때는 2000년대 초였다. 당시 도로 사업을 위해 거액의 해외채를 빌리면서 한때 채무가 6500억 원을 기록했었다.
만약 올해 제주도 채무액이 7000억 원에 이른다면 그때보다도 500억 원이나 더 많은 빚더미에 올라앉게 된다.
지난 연말 현재 제주도가 짊어진 빚이 5476억 원이라고 한다. 이 조차도 만만한 액수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는 올해 예상했던 세입(歲入)이 차질을 빚은 데다, 새로운 사업들을 위해서는 또 기채(起債)를 하지 않으면 안 될 절박한 입장에 놓인 듯하다.
그래서 제주도는 올해 예산 심의 때 1246억 원의 신규 기채를 의회로부터 승인 받았지만 이것마저 모자라 빚을 더 져야 할 것 같다는 얘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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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채 규모가 사상 최대든 최소든 간에 빚을 내지 않으면 안 되는 제주도의 사정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올해 정부 교부세만 해도 642억 원이나 감소해버렸다. 그외 예상되는 세수결함도 460억 원이다. 거기에다 기존 부채에 대한 이자 22억 원과 원금 700억 원도 갚아야 할 처지다. 어디 그뿐인가. 국고보조 사업에 따른 자체 분담금도 부담스러운데다 불가피하게 추진해야할 신규 사업도 없지 않을 줄 안다.
이것이 제주도의 재정 형편이다. 올해 상반기를 지나면서 당초 예산심의 때 의회로부터 승인 받은 기채 액 1246억 원으로는 크게 모자라다고 판단하는 게 제주도의 분석인 것 같다.
따라서 제주도는 이러 저러한 모든 여건을 종합적으로 분석, 올 연말까지는 적어도 총 규모 2100억여 원 정도의 신규 기채가 필요하다고 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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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든 자치단체든 채무를 전혀 지지 않을 수만 있다면 그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부채가 없다고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발전적인 사업을 위해서는 빚을 질 수도 있다. 이 경우 더 큰 이익이 돌아온다면 빚을 진 것이 안 진 것 보다 낫다.
그렇지만 불요불급하거나 우선순위에서 한창 뒤진 사업, 타당성이 없음에도 수익성 판단을 잘못해 세금으로 결손을 보전해 주어야 하는 사업 등을 추진하면서 헛돈만 날리거나, 각종 오류나 낭비성으로 예산을 헤프게 씀으로써 빚을 지는 원인이 되고 있다면 그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이런 일이 과거부터 있어 왔기에 하는 얘기다. 거액을 들인 호접란 사업 등 대형 적자 사업들에 결손금으로 보전해 준 도민 세금이 얼마인가. 이와 같은 사업들이 한 둘이 아니다. 그리고 예산 집행의 오류로 날아가 버린 금액도 적지 않다. 각종 감사를 통해 회수 조치 당하는 사례가 그것을 말해 주고 있다. 특히 정책 판단 오류로 한번 대형 사업이 실패하게 되면 예산이 치명타를 받게 된다.
이유가 어떻든 재정자립도 전국 최하위권인 제주도가 7000억 원의 빚을 진다는 것은 썩 바람직하지 못하다. 획기적인 예산 절감 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정부만 하더라도 앞으로 4대강 살리기니, 녹색성장 프로젝트니 하면서 부채에 허덕일 것이다. 지나치게 정부 보조에 의존하려는 생각을 수정할 때도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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