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정주형 현대그룹 회장은 계획에 따라 일을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도전과 패기로 새로운 일을 벌이고 추진하는 스타일이다. 논리적,분석적인 사람을 싫어하고 낙천적인 사람을 선호한다. (표출형)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은 가장 독특하고 힘든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그에겐 조직인이면 가장 기초적 규율이 되는 출퇴근 시간이 없다. 깨어 있으면 그 시간이 근무시간이다. 심야에 회의를 소집한다. (직관형)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은 행동지향적 외향성 성격의 소유자다. 용맹한 산중포수와 닮았다. 사냥본능을 통해 많은 성과와 보상을 얻을 수 있었다.(주도형) 고 최종현 선경그룹회장은 자기만족을 위해서 항상 무엇인가를 탐색하고 지적작업을 통해 개념화하고 그런 내용을 토론화 하고 체계화 하는 것을 즐기는 스타일이다. (분석형)
▶이것은 꽤 오래전 임승환씨(경영컨설턴트)가 발표한 ‘5대 그룹 총수의 성격보고서’의 일부다. 미국에는 미국 역대 대통령들에 대한 정신성격분석보고서 등 권력자의 심리를 연구분석한 책들이 많이 나온지 오래다. 한국에도 요 몇 년사이 역대 대통령을 연구한 책이 나왔고, 지도자들의 성격을 분석한 책들도 더러 나오기 시작했다.
▶지도자의 성격을 혈액형으로 보는 방법도 있다. O 형은 사회를 모성애를 가진 엄마처럼 이끄는 리더형의 성격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다혈질의 욱하는 성격으로 자주 싸우는 스타일이다. A형은 마음이 약하고 대인관계가 좋은 성격을 지닌다. 그러나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만한 친구는 별로 없는 게 흠이다. B 형은 창조적이고 유머가 있다. 비협조 적이고 개인적이며 변덕스럽다. AB형은 정의감이 강해 사회의 개혁작업에 알맞은 유형이 많다. 그러나 직선적 성격이어서 역시 대인관계에서 트러블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최근 한 경영정보지가 ‘대기업 CEO 혈액형 10명중 4명은 B형’이라는 100대 기업 대표이사 93명의 혈액형 분포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B형이 36명으로 38.7%에 달했고, 이는 한국인의 B형 평균분포 30.1%보다 8.6%포인트 높았다. 이를 두고 일본의 전문가는 “한국의 경제가 고도성장의 한계에 달해 기존 경영형태의 변화와 변혁이 요구되고 있는 시기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코멘트 했다.
한국사회가 변화의 시기를 맞은 것만큼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그러나 누가 이를 주도하고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것이 과제다. 한낱 흥밋거리에 불과한 ‘혈액형 성격’까지 동원하며 지도자를 살펴보는 것은 훌륭한 성격과 지도력을 가진 지도자의 갈망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