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을 좋게 보이려는 차원에서 감귤에 행해지고 있는 왁스코팅 지속여부가 감귤유통에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다.
종전 감귤유통상 가장 문제이던 강제착색이 유통명령 시행으로 어느 정도 해결된 대신 부패과가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왁스코팅이 감귤부패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왁스코팅시 필연적으로 건조과정을 거치는데 이 때 고온의 열이 가해짐에 따라 감귤 부패에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도내 선과장의 70%를 점하는 화염열풍건조기의 온도는 중심이 208℃, 주변이 142℃에 이른다. 이런 온도로 열처리된 감귤이 냉장 시스템이 안 된 콘테이너에 적재돼 장시간 운송하면서 부패과 발생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는 이에 따라 지난 7월 ‘도감귤생산및유통에관한조례’ 개정을 통해 수출을 제외한 감귤에 왁스 등 과일표면 피막제의 사용을 일체 금지시켰다. 다만 왁스코팅에 대한 찬반양론이 팽팽한 현실을 감안,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둬 금지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키로 했다.
그러나 소비지에서는 왁스코팅한 감귤이 높은 값을 받는 등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아 왁스코팅 전면금지에 논란이 예상된다.
서울 가락동 농협공판장 관계자에 따르면 왁스코팅 감귤이 그렇지 않은 상품에 비해 가격이 현재 상자당 800~1000원 더 높게 형성되고 있다.
이는 왁스코팅으로 빛깔 등 상품이 더 좋게 보여 소비자들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보기에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다.
또 일각에서는 왁스코팅이 감귤부패 확산 방지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는 실정다.
이에 따라 왁스코팅을 전면금지하기보다는 건조방식 개선을 통해 감귤부패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지 않느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로 농협계통 선과기의 경우 당초에는 100% 화염열풍건조기였으나 최근에는 25% 정도가 온수열풍식, 진공흡입식, 송풍식 등으로 전환했다.
제주농협 관계자는 “왁스코팅 자체가 감귤의 신선도나 부패에 영향을 미친다는 실증연구가 없는 실정”이라며 “왁스코팅 전면금지는 신중히 결정할 사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