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방송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시티 홀'은 한 10급 공무원이 계급끼리 뭉쳐진 공조직문화에 환멸을 느껴 그만두기도 하지만 정치적 동반자를 만나 시장에 당선되고, 거미줄처럼 얽히고설킨 현안사업을 풀어나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사실 그동안 폐쇄적인 공간처럼 여겨왔던 공직사회가 이처럼 드라마에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는 이례적이다.
특히 생소한 10급 공무원에 대해 인터넷 검색순위에 상위를 웃도는 등 국민적 관심이 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무원의 최하위 직급은 9급이지만 유독 기능직에게만 10급이 있다. 공직사회 입문초기에서부터 차별이 시작되는 셈이다.
기능직과 같은 소수직렬의 차별 실상은‘현대판 아전??이라는 중앙지의 사설을 통해 본격적으로 드러나게 되었다.
2009년 행안부는 대통령 업무보고를 통하여 전국 12만 명에 달하는‘기능직 처우개선방안'을 내놓았는데 일반사무 직렬은 일반직으로 전환하고 기술 직렬은 상위직급을 확대한다.'는 게 주요골자다.
그러나 세부안을 수립하기 위해 전국 공무원단체와 행안부 실무부서가 마주앉았으나 확연한 입장차만 보여 안타까움만 더했다.
결국 행안부는‘기능직 명칭을 전문직, 실무직 등으로 공모에 의하여 달리 정하고, 현재 6급까지의 직급을 5급까지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기능직 당사자들은 “새로운 명칭으로 그럴싸하게 포장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 “10년, 20년 근무해도 9급, 8급이 태반인 현실 앞에서 5급 상향과 같은 꿈같은 감언이설로 두 번 죽이지 말라” 며 행안부 홈피를 통해 집중 성토했다.
최근 행안부는 또 다른 처방을 내놓았다.
사무 직렬만 제한경쟁을 통해 일반직으로 전환하되 1년에 정원 15%씩, 3년간 45%정도를 전직시키며, 우선 행안부가 가장 먼저 시행(10월 시험)하니 다른 기관, 다른 지자체는 알아서 하라는 식이다.
이제 그동안 행안부에 쏠렸던 기능직들의 초점은 급기야 해당 소속 기관에 분산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
제주특별자치도 또한 정부와 타 지자체의 영향을 받아 어떤 방식으로든지 개선방안이 나올 것이다.
만약 그런 개선방안을 수립할 때에는 당사자들의 의견수렴은 필수적이다. 제주지역에만 953명의 기능직이 있지만 기공노가 별도 설립되지 아니하여 공무원단체를 통하는 방법도 한 방편이 될 수 있다.
기능직이 일반직으로 전직한다 해도 전체 정원의 변동은 없다. 따라서 총액정원제, 총액인건비 등과도 아무런 영향이 없다.
모든 제도가 그렇듯 그동안 받았던 설움이 이것만으로 일시에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나 그들을 끌어안으려는 전향적 자세만이 모두가 상생할 길이다.
강 문 상
민공노 제주지역본부 서귀포시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