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자전거 타기, 생각부터 바꿔야
[사설] 자전거 타기, 생각부터 바꿔야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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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타임스가 지난 1일부터 ‘자전거를 탑시다’라는 연중 캠페인을 벌이면서 여러 가지 문제점과 함께 고무적인 현상들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그

런가하면 반성해야 할 점도 없지 않았다. 그 반성해야 할 것 중의 하나가 자전거 타기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겠다는 점이다.

 수치상(數値上) 제주도는 자전거 보급률이 49%에 이른다고 한다. 선진국 독일의 87.3%에 비하면 낮지만 우리나라 전체 평균 16.6%에 비하면 전국 상위권이란 얘기다.

 그러나 제주도내 자전거의 교통수단으로서의 분담률은 0.8%로서 전국 평균 1.2%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현재 도내에 보급돼 있는 자전거 대수(臺數)는 27만6000여대다.

차량 보급 대수 22만8000여대보다 무려 4만8000여대나 더 많다.

 이렇듯 자전거 보급률이 전국 상위인 데다 도내 자전거 보급대수도 차량보급 대수를 크게 앞지르고 있음에도 교통 분담률은 전국 최하위를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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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우리가 ‘자전거 타기’를 권장하는 이유도 단순히 자전거 보급 그 자체에 있지 않고 그것의 생활화에 있다. ‘자전거 타기’의 생활화는 곧 자전거의 교통수단 분담률을 높여 준다.

즉 자전거의 생활화와 교통 분담률 향상은 서로 상승작용을 하게 된다.

 따라서 자전거 타기를 권장하는 것은 이를 생활화함으로써 제주도내 교통 분담률을 전국 최고 수준으로 높여 보자는 데에 그 본뜻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제주도에서는 자전거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도내 자전거 대수가 차량대수를 크게 앞지르고, 전국 상위권의 자전거 보급률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교통 분담률에서는 전국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그 좋은 예다.

 그렇다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식생활에서 편식(偏食)하듯 자전거를 편향되게 이용하는 데 있다.

이를테면 자전거를 출퇴근, 등하교(登下校), 시장보기, 그 외 일상(日常)에는 활용하지 않고 그저 건강용이거나 취미용에만 편중되게 이용하는 경향이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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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를 녹색성장의 동력으로서 에너지 절감, 교통체증 해소, 건강 증진, 취미 생활, 소비 절약 등에 종합적으로 균형 있게 활용하려면 무엇보다도 편향된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그렇게 하려면 우선 사고(思考)부터 전환해야 한다. 체면과 위신과 권위를 세우려면 가급적 고급 승용차를 타야한다거나 아니면 최소한 중-하급 승용차라도 타야한다는 지금까지의 생각을 확 바꿔야 한다.

그래서 도청 마당이나 시청마당, 그리고 각 기관의 마당에는 지금처럼 자가용 승용차 대신 직원들의 자전거로 꽉 차야한다.

심지어 도지사, 시장, 기관 단체장들이 자전거로 출퇴근 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을 때 제주도의 자전거 교통 분담률은 높아질 것이다.

 흔히 이런 얘기를 듣는다. “회사 사무실이 화려해야 남을 잘 속일 수 있다”.  또 이런 얘기도 한다. “사업상 로비로 하려면 고급승용차를 타고 가야 먹혀 든다”.

 바로 이런 생각들이 자전거 보급률은 높되 교통 분담률을 떨어지게 하는 것이다.

고위 공직자나 하위직 공무원도, 회사원도, 일반 도민들도 승용차를 몰면 인정을 받을 수 있어 의젓해지고 자전거를 몰면 인정을 받지 못해 초라해진다는, 버려야할 이런 사고  방식 때문에 자전거 생활화가 저해될 수밖에 없다.

 하기야 도로-지형 등 다른 사정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제주 사정에 맞게 얼마든지 자전거 타기를  생활화 할 수도 있을 줄 안다.

우선은 자랑스럽고 당당하게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등하교, 시장보기 등을 할 수 있는 그러한 사고의 대 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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