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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총장임용추천 위원회(이하 총추위)가 교과부에 1순위 후보자로 강지용교수, 2순위 후보자로 고충석교수를 다시 추천하기로 했다.
총추위는 대신 총장임용과 관련해 교과부에 대한 재심의 요청은 철회하기로 했다.
6일 총추위 제9차 전체회의에서다.
따라서 제주대총장 1순위 후보자와 관련한 제주대 총장 임용 파행 사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우리는 이번 총추위의 결정은 사태해결의 묘안이라는 데 동의하는 쪽이다.
교과부나 제주대학측의 입장을 절묘하게 반영했다고 보아지기 때문이다.
교과부로서는 ‘재추천’의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것이고 제주대학 측으로서는 대학의 자율성과 민주적 총장 직선체제를 지킬 수 있는 ‘윈-윈 게임’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교과부는 1순위 후보자에 대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들어 임용제청 부적격 결정을 내렸고 이에 따라 제주대 측에 “재추천 하라“는 공문을 보냈었다.
이 같은 교과부의 결정에 제주대교수회는 물론, 제주대 총추위, 제주대 총학생회, 동문들이 들고 일어나 교과부의 부당성을 질타하는 등 격앙된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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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총장 직선후 5개월 넘도록 총장이 임명되지 않아 혼란이 거듭됐고 새 총장 업무개시일 2개월이 넘도록 총장 대행체제로 대학이 파행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총추위가 이번에 새로운 해법을 내놓은 것이다.
직선 총장 임용후보자 1순위자, 2순위자를 재 추천 하겠다는 것은 교과부의 ‘재선거를 통한 재 추천’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기는 하지만 ‘교과부의 재 추천’요구를 수용하는 모양새를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다.
교과부의 곤혹스런 입장과 자존심을 살려주면서 제주대의 자율성과 민주적 절차를 지키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 묘수‘를 발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교과부의 입장에서는 씁쓸한 일이겠지만 파행을 겪고 있는 제주대의 정상화를 위한 최선의 선택으로 볼 수밖에 없다.
이번 기존 1순위, 2순위 후보자에 대한 총추위의 재추천은 재선거를 치러 같은 사람이 선출됐을 경우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재선거로 인한 갈등이나 분열, 시간적 경제적 낭비 등 부작용을 최소화 하려는 방안일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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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교과부는 이번 제주대 총추위의 결정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 장기적 제주대 파행 사태를 진정시키고 대학 발전에 모두가 매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뜻에서 1순위, 2순위 후보자 재추천은 교과부 입장에서는 말썽의 소지를 정리할 기회를 갖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다.
교과부는 그렇기 때문에 제주대 구성원의 총의에 의해 선출된 직선 대학총장 후보자에 대해 당장 임용권자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지금까지 교과부에 쏟아졌던 비난이나 관련 의혹에서 벗어날 수가 있을 것이다.
사태의 책임을 호도하고 교과부의 자존심만을 염두에 둬 괘씸죄를 적용하거나 몽니를 부려 또다시 같은 사안을 놓고 부적격 판정을 내리거나 임용제청을 거부한다면 제주대 구성원은 물론 도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제주대 본부측도 이번 총추위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이와 관련한 혼란을 잠재워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의 일련 과정에서 학문의 자유와 대학 민주화와 대학 자율화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