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선 만나서 대화부터"
[사설] "우선 만나서 대화부터"
  • 제주타임스
  • 승인 2009.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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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 강정마을 ‘민박대화’에 반대쪽도 마음 열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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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환 지사가 서귀포시 강정마을에서 ‘민박행정’을 펴고 있다고 한다. 지난 22일 부터다.

마을의 한 민박집에 투숙하여 출퇴근 하면서 밤마다 마을 주민과 해군기지 건설 문제 등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해군기지 건설 반대 측의 완고한 거부감과 대화 기피분위기에 성과를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민박대화는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꼼수 행정’이라는 비난도 나오지만 “오죽해야 민박까지 하면서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려 하겠느냐”는 안쓰러운 동정론도 만만치 않다.

 제주해군기지 문제는 제주 최대의 민감 현안이다. 도민 여론은 찬.반으로 첨예하게 갈라졌다.

해군  건설 후보지 강정마을은 마을 주민 간 갈등은 물론 친지 간, 식구 사이에도 찬.반으로 갈라져 심각한 갈등과 불화 현상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제주사회는 갈가리 찢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군 기지 반대 측은 이와 관련해 직선에 의해 선출된 도지사를 퇴출시키기 위한 소환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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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같은 도민여론 분열과 지역 주민 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해군기지 건설 반대 측의 배척대상이 된 지사가 ‘민박 주민대화’라는 수단을 동원 갈등 치유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해군기지 찬성과 반대쪽의 논리에 관계없이 대화 행정은 필요하다.

자주 만나서 머리를 맞대고 진솔하게 속내를 털어놓다 보면 양쪽의 입장을 이해하고 좀 더 가까이 다가 설수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아직은 문제를 풀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아무리 깊은 갈등의 골도 대화를 통해 메울 수 있다는 희망이 바로 대화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도지사의 ‘민박 대화’가 찬성쪽은 물론 반대쪽의 생각과 요구를 충분히 교환하여 거기서 해결의 공통분모를 찾은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어느 쪽이든 무조건 적 대화 거부는 현명한 일이 아니다.

 우선 서로 만나는 것이 필요하다. 만나서 며칠밤을 세면서라도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거기서 공통적 가치를 찾아 낼수가 있을 것이다.

 막무가내의 반대를 위한 반대, 무조건의 찬성을 위한 찬성만을 고집하며 대화를 기피하고 대립을 하다가는 모두가 상처만 입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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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군기지 문제의 쟁점은 비교적 명확하다.

해군기지 찬성쪽은 국가 안보와 국가산업 발전을 위한 제주해상의 수송로 확보 목적의 국가 주요 정책 사업이기 때문에 100%로 만족을 못하더라도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 쪽은 평화의 섬 제주에서 군비 증강은 있을 수 없다는 평화 유지 논리다. 여기에다 기지건설과 관련한 해양 생태계 파괴, 지역주민 생존권 박탈 등의 문제를 제기한다. 양쪽 모두 나름의 설득력은 갖고 있다.

 여기서 도지사의 역할이 반대쪽 표적이다. 해군기지 건설에 도지사가 일정부분 동의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냉정히 말하면 주요 국책 사업 결정에 도지사의 권한은 미약 할 수밖에 없다. 도지사가 맘대로 국책사업을 결정하거나 정책을 전환 시킬  힘이 없다. 지사 역할의 한계 상황인 것이다.

 다만 지사는 국책사업 추진 지역의 장으로서 도민피해를 줄이고 최대한 제주도와 도민의 이익을 창출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이를 지사 퇴출의 빌미로 삼은 것이다.  너무 심한 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강정마을 주민들은 무엇이 마을 발전과 마을 주민 간 화합을 이루는 길이 될 것인지 지사를 만나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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